현대차 비정규직 연봉, 정의선 따라잡는데 7만5천년 걸려

연봉 3천만원 비정규직이 현대차 부회장 주식자산 따라잡는 시간

솔직히 말해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대략 천년 정도 나올거라 보고 계산하고 또 했는데, 결과는 본인 스스로도 충격적이었다.

지금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똑 같은 일을 하고도 비정규직 노동자로 차별받는 것을 참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도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불법적으로 파견되었다며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는 더 정당해 보인다.

그래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나 정의선 부회장이 벌어들이는 수입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수입 격차가 얼마나 날지 궁금해졌다.

마침 18일 재벌닷컴은 국내 30대 그룹 총수 2세의 상장사 지분가치를 평가한 결과 정의선 부회장의 주식자산은 2조2592억 원으로 재벌 2세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또 정 부회장의 올 초 대비 주식자산 가치는 7938억 원이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재벌 2세가 벌어들이는 현금 수입과 부동산이며 건물 등 자산들은 또 좀 많겠는가? 하지만 다른 것은 제외하고 주식자산하고만 비교해 보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주식자산을 벌어들이는데 얼마나 걸릴까? 그래서 계산해 보았다.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들은 연봉기준으로 2천~3천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도 잔업, 특근에 주말근무까지 해서 월300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 받을 수 있는 임금이다.

연봉 3천만 원을 받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2조2592억 원을 버는데 걸리는 시간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7만5천3백 년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7만5천3백년 동안 먹지도 쓰지도 않고 벌어서 모아야 하는 돈이다.

또 정의선 부회장이 올해 주식으로만 벌어들인 8천억 원에 달하는 돈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2만6천년 이상을 일해야 벌 수 있다. 누구는 1년이면 벌 돈을 누구는 2만6천년을 쓰지도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다는 얘기다.

7만5천년이면 얼마나 긴 세월일까? 단군 할아버지는 불과 5천년 전에 활동하신 분이니까 한참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략 7만 년 전에는 현생인류의 전신인 네안데르탈 인이 살던 때라고 한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2조원이 넘는 돈의 가치는, 네안데르탈 인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자동차 만들 때까지 진화하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벌어야 하는 돈인 것이다.

재벌 2세가 그러한데 정의선 부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수입은 어떠한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의 주식자산은 11월 5일 기준으로 6조6천113억 원으로 연초의 4조5천646억 원에 비해 2조 원 이상 증가했다. 다름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판매호조로 자동차 주식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주식가치 상승도 같은 이유다.

비정규직이건 정규직이건, 노동자들이 뼈 빠지게 일해도 돈은 결국 몇몇 사람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실이다.

정몽구 회장의 주식자산 정도를 벌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시간 일해야 하는지는 끔찍해서 계산하지 않겠다. 대신 부자지간인 이 두 부자의 주식총액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 1만명과 비교해 보았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소유한 주식자산을 합하면 대략 9조원에 육박한다. 이들은 올해만 주식으로 3조원 가까이 수입을 올렸다.

9조 원이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1만 명에게 매월 200만 원씩 무려 37년 동안(사실상 평생동안) 임금을 줄 수 있는 돈이다. 이 두 부자가 올해 벌어들인 주식자산 3조원이면, 12년 동안 현재 임금의 두 배를 받으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먹고 살 수 있다.

법원이 정규직화를 하라고 했음에도, 현대차가 귀막고 눈막아 가면서 버티는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차별과 멸시 속에 힘든 노동을 해야 했고, 그 사이 두 부자는 수 조원의 돈을 벌어 들였던 것이다.

이런 사례들이 비단 오늘 얘기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30대 재벌의 2004~2008년 임원과 직원간 평균 연간 보수를 분석한 ‘경영진과 종업원 보수’ 보고서를 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사내 이사의 평균 연봉은 17억300만원으로 임금노동자의 62.3배, 비정규직의 102.9배에 이른다고 한다.

결국 이 보고서가 말해 주는 것도 사람이 넘을 수 없는 '돈의 격차'를 보여준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102년을 일해도 현대차 이사가 1년 버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입지도, 먹지도, 쓰지도 않고 말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주장에 박수가 나오는 가장 단순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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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파업 , 현대차 , 정의선 , 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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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기사입니까?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랑 비교도 한번 해보죠.

  • ASD

    이걸 정말 기사라고 쓰신건지??

  • 솔방울

    이게 기사가 아닙니까? 아래댓글 남기신 분
    이래서 1프로를 위한 99프로가 더이상 되지 않겠다고 노동자 민중이 전 세계에서 점령시위를 하고 있는겁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7만5천년 동안 일해야 받을 수 있는 임금을 혼자 쥐고 흔드는 자본가들 때문에 말이지요.

  • 손님

    기사 중간에 지금까지 밝혀진 것과 다른 게 있어서요.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조상이 아닌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