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 "대선후보 완주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한국사회포럼2011] ‘진보정치의 재구성, 그 미래를 말하다’

진보대통합의 모든 길은 대선으로 통했다. 2012년 대선에서 진보정당의 후보가 끝까지 갈 것이냐 말 것이냐가 가장 큰 쟁점으로 떠 올랐다. 진보대통합의 주체중 하나인 진보신당은 무조건 통합하라는 압력을 받았고, 다른 주체 중 하나인 사회당은 큰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진보대통합의 목표는 진보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막느냐 막지 못하느냐로 이어졌다.


지난 19일 한국사회포럼 폐막대토론회 ‘진보정치의 재구성, 그 미래를 말하다’는 진보대통합을 놓고 존재하는 대부분의 쟁점이 도마에 올랐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선통합이냐 모든 진보정치 세력이 동등하게 통합과정에 참여해야하느냐는 통합방식에서부터, 진보대통합의 주체로 국민참여당도 넣어야 하느냐도 큰 논란이 됐다. 무엇보다 통합의 목표에서 대선후보 문제는 전략적인 수준으로 다뤄졌다. 지난 해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진보신당 후보 사퇴 논란이 언급되면서 진보진영 후보가 대선에서 끝까지 갈 것이냐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민주노동당이 분리되면서 논란이 됐던 북한에 대한 입장, 당내 패권주의 문제도 거론 됐지만 본격적으로 토론이 진행되면서 대선에서 완주할 것이냐 마느냐가 이런 쟁점들을 빨아들였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진보정치 대통합 추진위원장)은 “통합이 될 때와 그냥 갈 때의 결과는 너무 자명하다. MB 시대 구조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양강구도가 강해진다. 2012년을 이대로 맡는다면 참혹하다”며 통합의 목표를 드러냈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진보대통합의 원칙은 기존 진보정당의 당원과 기층 민중, 시민사회, 지식인 사회 등 광범위한 진보세력이 결집한 대통합이 되어야 한다. 아래로부터 진보대통합을 기본으로 놓고 위의 협상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분당의 쟁점이었던 북한 문제나 당내 패권문제를 놓고 충분히 풀 수 있는 쟁점 들이라고 밝혔다.

신석준 사회당 사무총장은 “새 진보정당이 생긴다면 대선에 반드시 참여해 끝까지 해야 한다. 일각의 공동정부구성이나 민주연립정부는 진보의 존폐 문제라고 보고 반대한다”며 “단순히 MB를 끌어내리는 것으론 97년 이후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영 진보신당 정책위 의장은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까지 진보대통합의 주체라고 보는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를 향해 강한 일침을 날렸다. 이재영 의장은 “진보대통합은 유사한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 연합세력사이에 근본적인 이념 차이를 아직 얘기를 하지않고 있다”며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는 반자본주의 정치세력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3당의 반본주의적 성격과 시민회의의 이념의 차이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영 의장은 이어 “진보대통합 연석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 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국민참여당을 논의하고 있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유시민의 포섭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른바 빅텐트론은 ‘비민주 반이명박’ 인데 대단히 부정적으로 본다. 국민참여당은 FTA에 대단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국참당과 함께하면 민주당과도 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는 시민회의가 진보의 프레임에 국민참여당까지 넣는 것에 대해 사전에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이었다.

이재영 의장은 “노회찬, 심상정 씨와 얘기를 나눠보면 대선에서 독립적 성과를 축적하겠다는 얘기가 많지 않다”며 “87년 이후 진보진영 독자후보가 사퇴한 이후 한 번도 사퇴한 적이 없다. 그 20년 사이 진보진영이 후보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고민해야 진보대통합을 풀 수 있다”고 진보정당의 대선 양보론도 강하게 반대했다.

김원열 시민회의 대표는 “이재영 의장은 시민회의가 반자본주의는 아니지 않느냐 했는데 시민회의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새로운 형태의 운동단체다. 이념적 편차가 굉장히 큰 사람들이 모였다”며 “이들은 2012년 진보세력이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진보의 입지는 더 축소되고 보수양당 체제 되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시민회의는 진보대통합 정당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그동안 좁았던 외연을 확대하고 12년 총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는 밑거름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보대통합 연석회의 과정과정의 문제를 전부 다 공개하고 발표하겠다. 진보대통합은 해도 되거나 실패해도 그만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꼭 이뤄져야한다”고 압박했다.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선통합을 강하게 강조하면서도 대선에서 반한나라당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희성 부위원장은 “공무원 노조를 만나면 우리는 2012년까지는 버틸 수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도저히 못 버틴다고 말한다”며 고충을 설명했다. 정희성 부위원장은 “대선후보전략을 미리 단정 짓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 미리 독자로 가자거나 완주 해야 한다 아니다는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우리 세를 어떻게 불리고 대중에게 대안세력은 우리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양당 선통합을 강조한 것을 놓고 “연석회의에 포함되는 다른 기구는 법적인 수임기구를 못 꾸린다. 현실적으로 거기 기초해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일붕 다함께 운영위원은 “진보연합체는 선거연합이 아닌 활동 속의 연대체로 구축해한다”며 “선거만 강조하는 선거 중심적 관점이 꽤 있는데 선거는 잘 될수록 내분이 심해진다. 선거를 무시해선 안 되지만 투쟁을 바탕에 두고 선거를 상대적으로 부차화 해야 지속성있는 연대가 된다“고 밝혔다. 최일붕 운영위원은 “진보진영의 독자 후보를 내는 것이 좋다. 친자본주의 정당에 미리부터 양보하려는 입장은 대중의 투쟁을 죽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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