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노동자 연이은 사망 끝내 외면

5대 노동현안 해결하자는 야당에 색깔론 공세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끝내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 사태를 외면해 환노위 무용론까지 나왔다. 12일 오전 환노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4대 노동현안 진상조사와 청문회구성과 산업재해 소위 구성을 논의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부결시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안건이 부결 되자 ‘환노위는 죽었다’며 환노위를 퇴장하고 법안소위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환노위 활동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시각 카이스트에서 학생과 교수 4명이 연달아 자살한 사건을 놓고 국회 본청 506호 교육과학위원회에서 긴급 현안문제 질의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수많은 노동자가 죽고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등 가장 시급한 노동현안 조차 환경노동위에서 한나라당의 횡포로 다룰 수 없다면 환노위 존재 근거가 없다”며 “4월 국회 법안 소위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4대 노동현안은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14명의 죽음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전북 버스파업 사태로 야당은 4대 현안 청문회 구성과 삼성백혈병과 같은 산업재해 문제 소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날 환노위에서 민주당 홍영표, 정동영, 이미경 의원과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한나라당 환노위 의원들에게 “5대 노동현안의 청문회와 산업재해 소위원회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 7명은 모두 거부했다. 청문회 구성 건과 산업재해 소위원회 구성 건 모두 7:5로 부결 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에선 자당 의원들의 불출석으로 표결에서 불리하자 집단 퇴장했던 전례에 비추면 이날 7명의 참석은 청문회와 소위원회 구성을 부결 시키기 위한 최소 인원 동원이었다. 환경노동위 야당 의원은 자유선진당 의원까지 합하면 6명이다.

한나라당의 이번 부결 주도를 놓고 야당 의원들은 국회 환경노동위 무용론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환경노동위가 중요한 노사관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 원만한 타결을 주도해야 하는 데도 현재 가장 심각한 5대 노동현안 해결을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날 야당의 표결 방침은 4대 현안 청문회 구성은 어렵더라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정 합의한 산재소위 구성은 받아들여 질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돼 안건 처리 전술 실패도 드러났다. 반면 그 동안 애매한 태도로 애써 정체성을 감추려 했던 한나라당의 반노동자성을 드러내는 데는 일정 성공했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몇 달 째 한나라당에게 양해와 설득과 압박을 해왔지만 한나라당은 계속 반대했다. 한나라당에게 계속 반대할 거면 차라리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라 했다”고 밝혔다.

“환노위에 자괴감 느낀다”

특히 이날 환노위 회의에선 노동현안에 대한 긴급한 대응을 요구한 야당 의원들에게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이 색깔론 까지 언급해 한나라당의 반노동 본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4대 노동현안 청문회 구성 안건이 부결되자 산업재해 소위원회라도 구성하자는 야당 의원들에게 조해진 의원은 “각자의 입장에서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지만 실제 그분들에게 도움 안된다”며 “환노위가 이런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정파적, 계급적, 이념적 입장을 양보하고 실사구시를 기본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의 표 계산과 색깔론 발언에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산재구성 소위 구성안 이 문제에 무슨 정치적인 표 계산까지 거론하셨는데 맞지 않다”며 “백혈병으로 죽은 노동자의 진상을 파악하고 노사가 맺은 협약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사용자에게 진상을 파악하자는데 무슨 정파가 있고 이념이 있있느냐.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이 부결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안타깝고 참당한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표 의원도 “이것이 계급과 이념과 정파와 관련 된 것이고 표를 얻기 위해 하는 짓이냐”며 “작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판정 문제점을 비판하셨다. 당시 비판하신 분들은 계급적이고 이념적이고 정략적이고 표를 얻기 위해 했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 의원은 “그런 식으로 스스로 국회를 폄하하면서 왜 이 자리에 있나. 백혈병 산업재해 문제는 3년이나 됐다.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호소를 국회에서 거론하면 표를 얻기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환노위는 죽은 상임위다. 산업재해 소위라도 반드시 구성해 환노위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산업재해 소위 구성 안건마저 부결되자 야당 의원들은 모두 환노위 회의에서 퇴장하고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와 ‘국회 환경노동위는 죽었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홍영표 의원은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활동마저도 거부한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환노위에서 더 이상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것을 야당측 의원과 함께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은 “국회가 카이스트에 문제가 생겨 교과위가 카이스트 총장을 불러 진상파악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천안함, 연평도 포격이 발생하면 국방위와 외교위를 소집해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역할을 한다”며 “환노위는 전국 각지의 노사분규 현장에 다가가야 하고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어 “여야가 심각한 노동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야당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표결로 밀어붙여 부결 시킨 환노위에서의 처사는 우리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더 이상 환노위 활동을 해야 하는지 심각한 의문제기를 하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미경 의원도 “환노위는 죽었다.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다”며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이 죽어야 이 사회와 국회가, 한나라당이, 정부가 이 문제를 들여다 볼 건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 했다. 또 “이런 노동 현안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는 한나라당이 장악한 현실에서 노동현실은 비참하다. 상임위는 역할이 없다. 노동부가 내놓은 노동자만 더 힘들게 하는 법안 만 있다. 그래서 법안심사소위도 참가 할 수 없다”고 법안소위 불참 결정 이유를 밝혔다.

홍희덕 의원은 “오늘처럼 참담한 심정을 느낀 적이 없다. 과연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까 고민이 든다. 국회의원 책무에 회의를 느낀다”며 “반노동자적인 한나라당의 행태를 규탄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의논해 가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13일부터 열릴 4월 임시국회 노동 관련 법안 소위를 전면 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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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삘

    역시 딴나라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