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단상에 선 야3당, ‘야권연합’ 제각각

조승수, 반MB 연합 한계 작심발언...이정희, “총선승리하면 노동법 먼저 개정”

  121주년 노동절 대회 단상에 오른 야3당 대표. 왼쪽부터 손학규, 이정희, 조승수 대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3당 대표의 노동절 집회 축사에서 ‘야권연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최근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3차 연석회의’에서 발표하기로 한 3차 합의문 도출이 난항 끝에 발표되지 못하고, 노조법 재개정 문제를 두고 불거진 야권의 불협화음이 잦아진 상황에서, 이날 각 당 대표의 발언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5월 1일 121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야3당 대표가 민주노총 노동절 대회 축사 단상에 오른 자리에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반 이명박 정권교체 이후 어떤 정권인가를 강조하며 반MB 연합 정권교체의 한계를 지적한 반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야권연합을 통한 정권 교체를 강조하며 노조법,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을 약속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축사를 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대표의 축사에 이어 조승수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온갖 종류의 반노동자 정책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명박 정권만 넘어선다고 노동자의 기본 권리와 저 비참하게 살아가는 비정규노동자들의 삶이 근원적으로 개선되지는 않는다”며 “2012년 권력교체기를 맞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어떤 정권이냐, 무엇을 하는 정권이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12년에는 진보적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수 대표는 또 “이명박 정권만 없어지면 최저임금노동자들의 임금이 50% 오르고, 파업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되지 않는 세상 오느냐”며 반문했다.


조승수 대표 바로 직전 다른 두 대표들이 야권연합 대세론이나 야권승리를 통한 노동관련법 개정 등의 공약성 선언을 한 것을 떠올리면 조대표의 발언은 논쟁적이었다. 이 같은 조 대표의 발언은 4.27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언급한 바 있는 야권연합 논의 과정에 대한 비판과 최근 민주당이 의회에서 보여준 일련의 태도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조 대표의 발언을 두고 최근 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고 해석했다. 강상구 대변인은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진보신당은 4.27 재보궐 선거 야권연합 타결 기자회견에 참여는 했지만 야권연합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노조법 야3당 입법 발의 관련 민주당 입장에도 비판적이었고 문제의식이 있어 참여하지 않았다”고 조 대표의 발언 배경을 풀이했다.

강 대변인은 “최근 민주당의 행보가 야권연합의 진정성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측면이 많다”며 “노조법 입장 외에도 취득세 인하도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합의해 줬다. 해군기지 문제가 있는 제주도 특별자치도법도 민주당이 그렇게 합의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야권연합은 단순히 야당끼리 묻지마 연합을 하는 게 아니라 가치연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늘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며 “야권연합을 통한 정권교체의 성공이 노동자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확정적인 근거는 없다. 야권연합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 하는 흐름에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수 대표는 또 “올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솔직히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있다”며 “무엇보다도 엔엘(NL)이니 피디(PD)니 하며 과거 낡은 관성에 사로 잡힌 우리 스스로가 아직 혁신되지 못했다. 기존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그 알량한 힘을 행사하려고 한다"고도 밝혔다.

이정희, “합쳐진 야권의 힘은 한나라당 어떤 대선 주자보다 강할 것”

한편, 이정희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는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지키고자 하는 어떤 정당과 어떤 세력과 더 폭넓게 연대하겠다”며 “2012년 총선에서 야권이 힘을 합쳐 한나라당을 패퇴시키고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가장 첫 번째 의안으로 노동조합법과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을 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정희 대표는 “합쳐진 야권의 힘보다 더 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희망을 되찾은 국민의 힘은 한나라당보다 강하고, 합쳐진 야권의 힘은 한나라당의 어떤 대선주자보다도 강할 것”이라고 대선후보 단일화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날 이정희 대표는 새진보정당 건설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희 대표는 “진보가 통합과 연대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국민들 앞에 보여드리겠다”며 “올 해 9월이 되면 여러분은 갈라졌던 진보정당이 합쳐진,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새로운 ‘진보대통합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통합을 위해서 노동자 여러분들께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결심해 주시고 실천해 주시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압력이 된다“며 ”우리는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고, 다시는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도 “4.27 재보궐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의 뜻이 확인됐다”며 “노동자의 권익이 보장되고 노동조합이 사회발전에 적극 참여하고 기여하는 사회를 여러분과 저 손학규, 우리 민주당, 민주진보진영이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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