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수주 없다던 조남호 회장 청문회 '위증'

손범규 의원, “한진중공업 3년간 방위사업청 수주 1200억”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이 지난 8월 18일 국회 청문회에서 "지난 3년 동안 수주실적이 없어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 답변이 위증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08년부터 방위사업청에서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를 많이 했다. 왜 청문회에서 한 건도 수주를 못했다고 증언했느냐”며 “지난 3년간 방위사업청 수주가 1200억원이 넘는다.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것”이라고 자료를 공개했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증인대표로 증인선서를 하는 조남호 회장

손범규 의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방위사업청에서 수주를 받은 액수는 2011년 306억, 2010년 273억, 2009년 636억, 2008년 1859억이다.

손 의원의 지적에 조남호 회장은 “방위산업 관련 수주는 관련법으로 대외 발표를 못하고, 통상 일단 제외하고 밝히는 것이 관행이다. 그래서 (청문회 때) 말을 안 했다”고 대답했다.

손범규 의원이 “방위산업에서 받는 수주가 일반 상선에 비해 몇% 정도 되느냐”고 묻자 조 회장은 “2% 정도 된다”고 답했다.

부산지방노동위도 20% 넘는 방위산업 관련 수주 제외하고 판단

조남호 회장의 이 같은 답변도 곧이어 거짓으로 밝혀졌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가 정당했다고 판정한 부산지방 노동위원회 판정서에도 방위사업청 관련 수주 현황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손범규 의원은 지노위 판정서를 공개하며 “금속노조가 패배한 부산지방 노동위 판정서 6페이지를 보면 06년부터 연도별 수주현황이 나왔다”며 “전체 건조규모의 20%를 차지하는 해경이나 해군 발주 특수선 22척을 제외한 것이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

손 의원은 “20%에 육박하는 방위사업청 수주를 빼놓고 (수주가 없어) 정리해고가 정당하고 했는데, 노조가 방위산업청에 사실조회 신청을 해 숨겨진 20% 수주 상황을 입증해 그게 반영됐다면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결정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또 “20% 규모나 되는 특수선이나 방위산업을 뺐는데 이러고도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관행이라는 말로 무조건 3년 동안 수주가 없다는 것은 위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위증 여부가 구체적으로 문제되는 사항”이라고 강하게 추궁했다.

반면 조 회장은 “조선소들이 방위사업청 수주는 따로 생각하기 때문에 청문회 때 그걸 빠뜨리고 말씀드린 것은 습관적으로 한 실수”라고 재차 말했다.

손범규 의원은 “관례와 습관이 위증인지 여부는 사법부 판단에 넘긴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손 의원의 공세에 조남호 회장이 더듬거리며 “과거 저희 조선부문 연 매출이 1조5000억 원 정도였는데, 방산물자 수주는 전체의 2% 수준으로 미미하며, 3년간 수주한 것은 900억 원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손 의원은 "2008년 7월 이후 3년간 방위사업청에서 1200억원 넘게 수주를 했고 2008년 한 해 동안 방위사업청 수주액이 185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0%도 넘는“다”며 “앞으로 방산 수주를 얼마나 할 지 미지수고, 위증여부 문제 등 본인 약점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 노조와 협상에 더 적극 나올 용의는 없냐”고 다그쳤다. 조 회장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왼쪽)과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홍영표, “환노위 차원에서 위증 고발해야”

손 의원의 지적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손범규 의원이 대단히 중요한 지적을 했다. 방위사업청 수주를 해놓고 공개를 못한다는 답변은 명백한 위증”이라며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번 청문회에서 조남호 증인에게 여야 의원들이 노사 대화로 원만히 풀라고 사정을 했다”며 “국회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면 합의할 수 있는게 있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은 국회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 경영활동이 어렵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며 “국회는 헌법에 의거해 법에 따라 증인을 부른다. 재벌은 국회 증인 출석에 대해 기자회견 열어 정당한 국회 활동에 대해 정치적 외압이라고 말해도 되는가? 그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의원도 조 회장에게 “전 세계가 스티븐 잡스를 추모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조 회장을 좋은 경영자로 기억하도록 헌신 한 번 하라”며 “275일째 김진숙 그녀가 아직 크레인 위에 있다. 카시미론 이불 한 장으로 겨울을 보내지 않도록 끝낼 생각이 없느냐”고 촉구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 짧은 국정감사 질의만으로 문제는 안 풀린다. 조남호 증인이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며 “국정조사를 간곡하게 요청한다. 조 회장이 적당히 버티면 국회도 끝까지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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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

    나도 끝까지 가고 있ㅈ ㅐ

    민주노총 해산이 목적이다보니
    누가 뭐라 하면 상급 노동계 파괴작업이라고

    스티븐잡스가 누구에요 ...

  • 조남호 저시키

    어눌하게 표현하고 병진같이 굴고...
    알고 보면 욕심으로 똘똘 뭉쳐진 재벌놈...
    돈되는 일이라면 처자식도 팔아먹을 돈재벌놈...
    이런 놈을 개객끼라고 한다.
    망할 넘...
    내일 보자.
    너네 공장 앞에서...

  • 학생

    왜 우리가 자본에게 냉혹하게 투쟁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본가 개새끼의 표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