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제헌의회 선거, 온건 이슬람 정당이 다수당

임시 정부 구성과 헌법 초안 마련

북아프리카 혁명의 시발점이 된 튀니지에서 217명의 제헌의원을 뽑는 제헌의회 선거가 실시되었다. 90%가 넘는 국민이 참여한 제헌의회 선거 개표가 진행되어 25일(현지시간)까지 온건 이슬람 정당 “엔나흐다(부흥) 당”이 40% 이상을 득표해 제 1당이 되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위원회가 발표한 중간 집계 결과 엔나흐다 당의 득표율이 45%라고 밝혔다.

엔나흐다 당은 중간집계 결과로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엔나흐다의 대변​​인은 “튀니지 국민은 벤알리 독재 정권에 반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싸워 온 여러 정당에 투표했다. 이러한 정당 이끌고 온 것이 엔나흐다 당”이라고 말했다.

엔나흐다 당은 정치적 다원주의를 인정하고 종교와 정치의 분리, 시민국가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이슬람교를 국교로 규정하고 있는 현 헌법 조항을 유지하는 것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원리주의의 척도가 되는 샤리아(이슬람법)의 도입은 주장하지 않고 있다. 이 당은 벤 알리 정권당시 89년 총선에서 제 2당이 되었지만 끊임없이 정권의 박해를 받아 왔다. 라치드 간누치 당수도 지난 22년간 망명했고, 민중봉기가 일어난 후 지난 3월 튀니지로 귀국했다.

공식발표에 따르면, 세속주의(非이슬람) 정당인 공화의회당(CPR)이 득표율 15%로 2위, 노동자유민주 포럼(FDTL, 통칭 에타카톨)이 뒤를 이었다. 벤 알리 정권 시절 유일한 야당이었던 중도좌파 성향의 진보민주당(PDP)은 패배를 인정했다.

선출된 제헌 의회는 새로운 헌법 초안위원회를 설립하고 임시 정부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한다. 1년 후에 국민투표로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면 새로운 정권 수립을 위한 총선거가 실시된다.

튀니지의 제헌의회 선거에서 온건 이슬람 정당인 ‘엔나흐다’ 당이 제 1당이 된 것은 국민의 98%가 무슬림(수니파)으로 이슬람 정당을 받아들이기가 쉬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 당이 주장하는 ‘온건화’가 벤 알리 전 정권 이전부터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서구화’, ‘세속화’ 정책과 일치하지 않은 것도 지지 요인이라고 한다.

한편, 중도좌파 정당은 참패했다. 그 이유의 하나로 이 정당이 벤 알리 전 정권과 유사한 위치에서 엔나흐다 당과 기타 이슬람 운동을 비판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영화 상영문제로 이슬람과 대립하고 이들의 분노를 샀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 총선,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치러

튀니지 제헌의회 선거 이후 이집트 총선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집트 총선은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집트 총선은 상원과 하원 모두 각각 3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하원은 1차는 11월28일, 2차는 12월14일, 3차는 내년 1월3일 실시된다. 상원은 내년 1월29일 시작해서 3월11일 마무리된다. 아직 대선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집트는 현재 50여개의 정당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며, 혁명을 이끌었던 세력들도 혁명청년위원회, 4월 청년운동, 정의와 자유 청년운동 등으로 분화되었다. 혁명 이후 군최고위원회가 상황을 통제하면서 구 세력이 거의 청산되지 않아 거센 저항을 받아 왔다. 무바라크 시절 집권세력들까지 새 정당을 창당하면서 다시 나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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