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과 통합, 영향력 작아도 역사적으로 중요

[인터뷰]서생에서 당대표 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악수가 아닌 글로 대중을 만나겠다”

홍세화 대표는 입술 세 곳이 부르터 있었다. 피곤해 보였다. 스스로를 연약하고 글을 쓰는 서생이라고 표현한 홍세화 대표는 아직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어색해했다. 시민과 정치인으로 악수를 나누는 것도 영 맞지않다. 인터뷰 바로 전엔 발언을 하고 나서 머리가 아팠다고 한다.


그는 당대표에 나서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세상>이 홍세화 대표를 만난 시점은 당대표가 된지 10일 정도 된 시점이었다. 당대표라는 옷은 아직 몸에 딱 들어맞지는 않았지만 옷을 어떻게 수선할지 대략의 구상은 있었다. 그러나 구상은 아직 구체화까지는 가지 않고 있었다.

홍세화 대표는 진보정당 운동의 조급증을 경계했고, 사회당이 오랫동안 진보의 가치를 지켜 온 것을 높게 평가했다. 진보정치의 조급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당의 수직적인 문화를 수평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진보적인 삶과 문화를 강조했다. 당의 정치 활동의 결과는 당원이 당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진보신당이 유력 정치인들 중심의 정당이 된 것을 두고는 초기 어느 정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매몰된 측면이 있었다며 진보신당 당원들도 성찰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통합진보당의 통합과정을 놓고 진보는 바꿔야 할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도 그 현실에서 세가 커지지 않아 피치 못한 현실에 스스로 귀의하는 모습이었으며, 꿈과 전망을 놓는 과정이었다고 진단했다.

홍세화 대표는 진보의 재구성을 원칙부터 다시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나 홍 대표가 강조한 수평적 당문화나 진보적인 삶, 의회주의와 진보정당 운영 원칙의 균형 등은 10년 전 민주노동당과 여기서 분당한 진보신당이 처음 시작할 때 강조한 진보정당의 원칙들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또 기존과는 다른 야권연대의 전제조건으로 강력한 반FTA 연대를 강조했지만 이는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전제조건과도 비슷하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야권연대 정책연합의 핵심이 FTA 문제였지만 진보정당들은 민주당이 정책연합을 깼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각 당의 조건과 자존심 때문에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않았다. 2012년 총선에서 홍세화 대표 체제가 이런 기존의 야권연대 방식을 깰 수 있을지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세화 대표는 사회당과의 통합은 영향력으로는 크게 작용하지 않아도 이념 지향이나 세계관에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참세상은 지난 7일 오후 여의도 진보신당 당대표 실에서 홍세화 대표를 만났다.

- 당대표가 되신 걸 축하드린다. 당대표에 나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한국의 젊은 시절도 그랬고 프랑스 20여년 살면서도 그랬고 귀국해서도 그랬고, 한국사회 진보정치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중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그래서 귀국한 뒤에 민주노동당에 입당했고, 분당 상황에서는 저의 철학이나 전망 같은 이런 가치관과 세계관이 진보신당에 가장 가까워 진보신당에 참여했다.

또 한겨레신문에서는 노동조합원으로 디플로마티끄에서는 비록 3명뿐이지만 언론노조 분회원으로 저의 정체을 삶에서 실천해 왔다.

진보신당엔 평당원으로 참여 했는데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나름 역할분담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현실정치를 하는 분과 저 같이 글을 쓰는 사람은 참여하는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였다고 본다. 가능한대로 당에 참여해 왔는데 그 틀이 깨졌다.

특히 유력 정치인 세분의 행보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제가 몸을 담고 있는 진보신당의 소멸로 발화 될 수 있는 행보였다. 저로서는 참으로 용납하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진보신당 당원들이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나 진보정당의 역사에 소중한 분들이라 판단했고, 저 자신도 그 속에 있었다. 일종의 자존심과 만나는 부분이다. 진보신당 소멸을 바라는 것에 용납이 어려웠고 그 상황에 역할 분담이 깨지고 그런 배경에 제가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게 됐다.

- 그 상황에서 김상봉 교수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다

그렇다. 김상봉 교수가 2002년 저에게 학벌 없는 사회 공동대표를 맡아달라고 해서 하게 됐고, 또 김 교수를 진보신당으로 같이 활동하도록 한 게 저였다. 그런 인연이 있다.

08년 분당 상황이 지나면서 그때 진보신당 같이 해 달라고 제가 했다. 08년 총선에 비례 8번으로 나서고 그렇게 인연이 맺어졌다. 그런 인연이 있던 김 교수도 현재 진보신당 상황에 납득 어려웠고, 저를 적극 나서도록 하게 했다.

조급증을 버리고 당의 문화를 바꿔야

- 진보대통합 논의 과정을 취재하면서 통합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결정할 때 ‘이제 당의 유력 정치인들과는 다른 더 젊은 세대들이 길게 바라보고 어려운 길을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 면에서 당이 좀 더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재편 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대로만 놓고 보면 홍 대표도 구세대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고 들지 않고 보다는 젊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진보신당이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있어야한다. 조급하면 안된다. 조급증이 어떤 점에서 이런 상황을 불러온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제가 나선 이후에도 장기적 전망과 진보정치의 정체성,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조급증이 있으면 안된다. 제가 나이가 많은 것과 젊게 사는 것은 다르다.

- 이런 질문 드린 것은 노동운동 전반도 87년대 이전 세대 중심으로 구축되고 그들이 지도부를 계속 맡아오고 있다. 거기서 나오는 문제가 젊게 사는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관료적 체계가 구축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선 좌파들도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질문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 동안 우리는 진보를 얘기했지만 문화는 그렇지 못했다. 정당이나 노동운동도 마찬가지다. 삶의 방식이나 일상의 내용이 진보적이지 못했고 관료적이고 위계적인 수직적 문화가 자리 잡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같이 참여하기 버거운 구조가 아니었나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 안목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당의 문화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수직적 위계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가 진보정당 운동이나 노동운동에 같이 결합해야 한다. 실제 당의 일상도 그런 방식으로 고쳐나갈 생각이다.

- 그런 수평적 관계의 예를 든다면

당원과의 관계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구조 같은 부분이다. 당헌 당규에 대표에게 집중된 권한을 나누는 부분이나, 대표-대표단 이런 수직적 구조를 문화적으로 바꿔나가는 부분을 실천할 생각이다.

- 대표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주변 친한 분들의 반응은

너무 힘든 일이라 상처받을 수 있어 만류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아까 말한 진보신당의 상황이 있어 그냥 머물러 있기에는 그 자체가 진보신당의 당원들이 저로서는 아주 소중한 분들이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열매 같은 분들이라 이 분들의 동요를 막고 다시 새 출발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은 무책임 했다.

- 가족 중에 강한 반대는 없었나

처가 워낙 몸도 안 좋고 해서 반대 했지만...어떡하겠어요.

- 당대표는 몸에 안맞는 자리라고 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단점도 있을 것이다. 이는 배워나가야 할 점이다. 장점은 당의 일상에서 진보를 말하지만, 진보를 말하는 것과 진보로 사는 것이 다르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진보정당의 일상이 진보적이지 못한 것은 오히려 제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을 쇄신하는 장점 있지 않겠냐 싶다.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장점으로 단점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당대표가 돼서 바라보는 당원들은 어떤가

그만큼 책임이 더 무거워져서 당원을 바라보는 것도 당원이 당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시각으로 본다. 그 시각에서 제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당 중심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당원이 당 주인이라고 할 때 당 대표의 위치는 개인적인 정치적 영향력이 중요 한 게 아니고, 그것이 당중심성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저를 포함해 모든 당원들의 정치적 영향력 같은 게 있다고 할 때 그것이 개인 정치인에게 수렴되는 것이 아닌 당에 수렴되는 부분이 지금까지 진보신당에 부족했다고 본다. 당이 유력정치인을 위한 수단이나 둔덕이 됐다. 이제는 역으로 당중심성을 당에 수렴하는 쪽으로 기여해 가야한다. 그것이 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진보정당의 너무나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라고 본다.

-신당도 의회에 대한 자기 계획이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정치는 인물중심으로 많이 간다. 진보신당도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 심상정이 함께하는 진보신당 이렇게 내걸었다. 그게 한국사회 현실인데 당원에게 정치적 성과를 수렴한다는 것은 어떻게 실현 할 수 있나

유력정치인들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일단 국민에 진보신당을 알려야 하는 요구가 있었다. 총선대응이기도 하고, 하지만 거기에 매몰된 부분이 있다고 전 생각한다. 균형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매몰되다 보니 그 반사로 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그분들 스스로 자신들이 떠나면 이 당은 소멸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미필적으로 갖게 됐을 수 있다. 그 부분은 우리 당원도 성찰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의회정치를 간과할 수 없고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높은 분들을 모두 다 당에 수렴하겠다고 말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요는 그걸 무시한다는 게 아니고 어떤 시각과 관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마치 자본주의사회에서 아무리 경쟁에 대해 부정해도 경쟁사회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무시해도 분명히 무시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거기에 매몰 되지 않아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실제 의회정치는 의석문제인데 그 부분에 있어 당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고 비례대표제나 총선대응이 그런 토대위에 서 있다.


두 가지 현실 중 진보는 바꿔야할 현실을 봐야

- 취임사를 인상 깊게 읽었다. 많은 고민이 압축돼 있었고 특히 진보의 위기를 꿈의 상실과 전망의 부재에서 왔다고 하셨다. 제가 보기엔 꿈과 전망은 때론 모순적으로 가곤 한다. 전망은 현실의 여러 고단함이 복잡하게 얽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와 얽혀있고, 기존 제도권 진보정치세력의 유력 정치인은 초기엔 꿈이 있었을 것이다. 자본주의 이후 사회나 사회주의의 꿈은 그분들도 다 얘기하지 않았나 싶다. 예를들면 이정희 대표는 외연확대를 얘기하며 비정규법 통과 때의 소수의 좌절과 FTA투쟁의 한계를 강조하고, 원내 교섭단체 확보를 새로운 전망으로 재구성해서 현재의 통합을 밀어붙였다. 홍 대표께서 말한 꿈은 버렸지만 자신들의 전망은 현실에서 재구성 한 게 아닌가 싶다. 꿈과 전망의 부재로만 규정을 내리기 보단 좀 더 자세한 분석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조급성 문제와 정치인들의 자기 처지가 그런 합리화를 낳는 한 요인이라고 본다. 항상 그런 식으로 해왔다. 그러면서 꿈과 전망을 현실적 힘이 없다는 것으로 너무 일찍 성급하게 방기하고 현실적인 세력에 스스로 귀의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진보라고 얘기할 때 진보라는 것은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바꿔야할 현실이 있고 또 하나는 피치 못하게 안아야할 현실이 있다. 그랬을 때 진보는 전자인 바꿔야 할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를 진보라고 하면서 그 현실이 세가 커지지 않는다면서 피치 못한 현실에 스스로 귀의하는 모습이 꿈과 전망을 놓는 것이다. 거기 중요한 부분은 당 중심성 보다 당의 정파구조나 세력, 당의 유력한 정치인의 입지가 더 작용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 이번 진보대통합 논의 과정을 보면 어떤 면에선 세력 간 생존권 싸움이 아니었나 싶다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가 9.4당대회 보고문건을 읽었는데 거기 보면 끊임없이 나오는 게 9.4 당대회 준비 전 회의가 있었는데 끊임없이 진보신당의 진로를 위해 민주노동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진보정치 세력의 우경화를 막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그 얘기는 진보신당이 민노당과 통합하지 않으면 민노당이 국참당과 통합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그것이 하루아침에 원샷이라는 표현으로 스스로 한 말 뒤집는 과정자체가 너무 놀라웠다. 그 과정을 보여준 주체들이 결국 어떤 목표로 일을 할 것인지 스스로 보여줄 것 아닌가 싶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저항할 때 저항하는 방식자체가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를 보여준다고 할 때 과정자체가 실체를 드러내 준 것이라고 본다.

- 진보신당에 남아 있는 분들도 진보정치 세력의 독자적 생존, 또 다른 의미의 생존권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민주노총도 직업화 된 노동운동이 됐고, 진보정치운동도 일종의 직업화 된 게 아닌가

그렇다. 그런 것이 기득권화 된 부분이라고 까지 얘기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우리가 성찰할 부분이고 새롭게 출발해야하는 부분이다. 애당초 진보의 재구성의 기본 출발 정신이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 분당이후 진보신당의 진보의 재구성 실험평가 해 본다면

제대로 한 게 없다. 말만 무성했지 실제로 구체적으로 제대로 한 게 없다. 비정규직 문제도 그렇고 아주 안했다는 것은 지나치지만 거기에 중점적인 역량투여 하지 못했고, 작년 지방선거 이후엔 통합 논의에 휩쓸리면서 거의 아무것도 안했다. 이제부터 해 보면서 장기적 전망을 마련해 볼 수 있다. 특히 근본적인 재벌체제를 두고 과연 뭘 했는지에 대해 그렇다.

- 재벌체제 문제 해결의 복안이 있나

예를 들면 노동해방이란 말이 어는 순간부터 수사로만 남았다. 워낙 신자유주의의 엄청난 공세에서 수세로 몰리다보니 생존권을 지키는데 급급했고 노동운동 진영도 그런 것에 적극 대처하기 대단히 어려운 구조와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제 전세계적 흐름도 그렇고 미국 민중이 월가를 지목해 점령하는 시대적 상황변화도 있다. 여기에 노동운동이나 진보정치흐름도 시대적 흐름 속에 같이 적극 나서야하는 점에서 준비가 너무 안 돼 왔다는 부분을 정말 성찰할 부분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소인의 정치하느냐 대인의 정치를 하느냐

- 선거에 나오시면서 진보신당이 야당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로 정권교체 후 경제위기 시에 유일한 야당이 한나라당일 때 파시즘이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이다. 그 위기가 쉽게 돌파되리라고 보지 않고 그 과정에 있다고 본다. 2012년 반한나라당을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여권과 야권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가능성을 높게 본다. 워낙 MB가 몰상식의 극치인 상황이라 그런데...2013, 14년에 엄중한 경제위기가 오고 그것이 한국경제에 치명적이고, 엄청난 파급을 가져왔을 때 한나라당 밖에 야당이 없는 상황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다.

반MB 휘몰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일단 통합으로 모두다 모여라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총대선 이후 전망도 있지만, 진보정당은 강령과 가치관, 세계관, 자본주의 체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긴장관계도 있는데 그걸 다 무시하고 다 뭉쳐라? 이것 자체가 폭력적이다. 오히려 그것보다 충분히 후보단일화를 통한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선거연합이나 연대를 유연히 하면 되는데 굳이 꼭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강령의 지향이 같아야 하는데 그 점에서 앞으로 사회당과는 큰 문제없이 이뤄 질 것 같다.

지식인이나 노동진영에서도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세력이나 개인들이 전망을 같이 할 수 있다. 그건 공자님 말씀에도 있다.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 하다고 거듭 말했다. 요는 어떤 정치를 하는가가 문제이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체성과 지향이 다른데, 이게 우리역사에서 나온 나와 다른 세력과 공존해 본 경험이 부족한 우리역사의 반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나와 한편이 아니면 무조건 다 적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연대할 수 있고 어떤 경우는 서로 긴장 할 수도 있는데 그냥 모두다 하나가 되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가 아니라 소인의 정치하느냐 대인의 정치를 하느냐다.

- 내년 총선에서 반MB 야권연대는 다시 거대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에선 기존과 다른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다른 방식의 야권연대가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장 좌파들은 이제까지 야권연대를 계속 비판했고 실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진보신당도 기존 야권연대와 다르지 않은 야권연대를 해 왔다. 기존과 다른 야권연대란 어떻게 가능한가

1차적으로 말씀드린 대로 한미FTA가 대단히 엄중한 결과를 우리 뿐 아니라 후세에게 줄 수 있다. 그래서 FTA는 야권연대의 1차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잠복돼 있다고 보는데 어떤 다른 연대를 할 것인가는 총선까지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 민주당, 혁신과통합, 통합진보당이 있는 속에서 제 판단에는 시간이 가면서 잠복된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그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도 한미FTA에 대해 어떤 단호한 모습을 보일까가 결국은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실제 총선에 앞서 야권연대가 어떻게 나타나느냐는 구체적으로 후보단일화 문제일 텐데 쉽겠는가. 쉬울 것 같지 않다. 민주당이 내 놓으려 하겠는가 지금 자신만만해 있을 텐데.

- 지난 3일 당대표가 되신 후 큰 집회는 처음 나가신 것 같다. 당시 야4당의 다른 대표들과 함께 거리에 나섰는데, 뭔가 어색하지 않았나

어색하죠. 앞으로도 계속 어색할거고...앞으로도 익숙해질 것 같지 않다. 어쩔 수 없다. 한계는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제 정서이고 깜냥이다. 이 나이에 이걸 어떻게 고치겠나.

- 그날 탈당한 전 대표들도 나왔던데 무슨 얘기를 나눴나

심상정 대표를 만났다. 그냥 별 얘기 없이 인사만 나누었다.

- 지난 11월 말에 노동현장 범좌파와 좌파단체들이 배타적 지지방침과 정치세력화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분위기는 진보통합당에 대한 배타적지지 방침 강행을 막는 행동을 함께 하자는 의견은 모아지는데 정치세력화에 대한 계획은 각양각색이었다. 좌파들이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이 통합이 아닐까 싶다. 좌파들이 하나의 정당에 모일 수 있다고 보는가

그게 꼭 정당으로만 귀속 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야 진보정당으로 많은 세력이 규합되고 결집되길 바라지만 꼭 그런 것 밖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얘기 하고 싶지 않다. 열린 채로 같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변수가 많다. 시간을 보면서 예의주시할 것이다. 미리부터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사회당과의 통합,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

-사회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가치를 위해 지켜온 부분을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 이제 곧 진보좌파 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 틀에서 사회당과 하나로 뭉치는 것은 가장 빨리 진척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한다.

- 얼마 전 사회당과 만난 것으로 안다

금민 상임 고문과 안효상 대표를 만났다. 당사에 대표단이 함께 가서 두 당이 하나로 뭉치는데 같이 노력한다는 얘길 했다.

- 실무협상이나 이런 과정 논의가 있었나

진보좌파 정당 건설 연석회의 틀과 같이 가야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양해사항이 있었다.

- 통상 당대표가 되면 여러 당을 찾아다닌다. 사회당만 만났는데 다른 당을 찾아다닐 계획은 없는가

민주당이나 통합진보당 만날 계획이 있다. 왜 못 가겠나. 워낙 인선도 있고, 너무 바쁘고 일정이 겹쳐서 일정 짜기가 어려웠다. 앞으로 찾아갈 계획이다.

- 사회당은 오랫동안 청년진보당 시절부터 홀로 독자적 정치세력화 길을 걸어왔다. 결과는 미약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두 당의 통합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앞에 조급증을 말씀하셨지만 큰 대안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게 대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제가 강조하는 것은 과정이다. 질문의 핵심은 한국사회에서 영향력 크지 않다는 말인데. 합쳐봐야 도토리 키재기 아니냐는 의미지만 저로서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세계자본주의 위기상황과 맞물려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와 자본주의 극복의 과제에 비춰보면 대단히 중요하다. 영향력으로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념 지향이나 세계관에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 당장 닥친 과제중 하나가 1월 말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배타적지지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잘 될 거라고 본다. 곧 민주노총 정치위원회에서 논의가 될 텐데. 노동진영에서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이냐 물음을 제기하는 분들도 많이 있고...제가 뭐라고 얘기할 건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문제제기가 있지 않겠나 싶다. 그것은 어떤 세력이나 정파에 의해 결정되는 것 보다 정말 역사적인 현실과 구체적인 내용을 통해 규정돼야 한다. 그냥 어떤 세력이나 정파 논리로 되는 것은 민주노총을 위해서도 올바른 것은 못된다.

- 통합진보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통합진보당은 이후 노동과 진보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그건 노코멘트 하겠다. 야권 연대도 해야 하고, 미리 척지고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제 그쪽도 막 시작이고 저도 아제 시작한지 열흘이라 거기에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수평적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당직 인선

- 이번 당직자 인선의 의미는

당의 문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일상의 덧에 갇혀 있었던, 진보정당이면서도 당의 일상은 보수성이 있던 이런 것을 바꿔야 한다는데 초점을 뒀다.

- 사무총장이나 대변인 등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그런 초점에서 어떤 고려가 있었나

어떤 면에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 사이에 열린 구조가 되어있지 못했다. 당의 일상자체가 경직돼 있지 않았나는 점에서 그것이 보수성을 뛰고 있지 않느냐는 점에서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인선한 것은 당내부의 문화를 진작 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당 외부와 소통과 같은 열린 구조의 의미도 드러내고 싶었다. 흔히 말하는 너희들만의 리그냐 이런 것을 벗어나고 싶었고, 그런 것을 극복하고 싶은 의미도 있다. 워낙 우리가 독자노선이라고 해서 그냥 경직 된 것으로 보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기도 한 것이다.

자칫 그런 인식을 하는 분들이 많지 않겠나 싶다. 독자노선이고 원리주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저희는 화이부동의 원칙이 중요하다. 요는 노동자 정치 세력화 과제와 진보정치라는 정체성의 문제다. 그리고 녹색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우리 후손을 생각하기만 해도 금방 성찰할 문제가 성장주의 문제인데 이것이 지금 좌파와 녹색이 만나는 지점인데 이런 부분들을 고려했다.

- 통합 논의 과정에서 당내 통합파와 독자파의 갈등도 많았는데 그 부분을 푸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잘 될 것이다. 통합을 지지했어도 탈당을 하지 않은 그런 분들이 충분히,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탈당한 분들 중에서도 3자 통합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분들도 계시다.

- 그런 면에서 이번 인선을 보면, 통합을 지지하셨던 분들은 없어 보인다

애당초 통합을 지지했던 김형탁 전 사무총장에게 사무총장을 맡아주길 바랬는데 이 분이 지역에 집중해야하는 문제로 고사하셨다. 통합을 반대한 사람만 기용한 차원은 아니다.

- 애초에 김형탁 전 사무총장 제안 하셨던 것은 그런 통합파를 끌어안는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탕평의 의미가 있었다. 이제 앞으로는 통합파 독자파 차원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일을 해야 한다. 제가 이런 얘길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견그룹이 아니고 실천 그룹이다. 일이 바빠지면 그런 문제는 눈 녹듯이 녹을 것이다. .

- 부대표들과는 손발이 잘 맞나

네. 원만하다. 소통도 잘되고 큰 문제는 없다.

- 부대표들은 말씀하신 조직 문화와는 잘 부합하고 있나. 다들 의견그룹 등에서 위치가 있던 분들인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지금까지 해 오셔서 동요도 하시고 어떤 면에서든 그런가 하시기도 하지만 시간 속에서 삶의 방식이 있었는데 갑자기 다 제가 설명한다고 이해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다 성찰의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

- 좀 이른 질문이지만 총선 출마 계획은

당 중심성에 고민이 있다. 저희는 3%를 돌파해야하는 과제가 있고, 지역과 비례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 물론 거기에 총 집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과정인데 장기적 전망을 가져야한다. 하지만 총선은 대단히 중요하다. 총선에서 유효한 결과를 가지면 변곡점 자체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과정인 것은 분명하다. 당 중심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저로서는 그것이 비례든 지역출마든 당에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어떤 것인가 고민하고 거기 맞춰 움직일 것이다.

진보적 정치인 이라면 글로 입장을 밝혀야


- 뭘 하시든 대중을 만나야하는데, 정치인은 악수가 일상이다. 악수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 그런데 저는 다른방식으로 만나려고 한다. 글을 계속 쓰려고 한다. 거리에 나와 악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으로 글과 논리로 말하고 전할 까 한다. 요즘 SNS도 있고 하니 글을 통해 시민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악수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진보적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글을 써야 한다. 자기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도 글을 써야한다. 인터뷰를 지금 하고 있는데 인터뷰나 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임기응변적으로 지나갈 수 있는데 글을 쓰게 되면 글을 뒤집기는 어렵다. 덧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예를 들면 진보신당의 유력 정치인 세분이 글로 자기논리를 전개했다면 나중에 이런 상황에 대해 스스로 어렵게 됐을 것이다. 그냥 구렁이 담 넘어 가듯 하는 것은 진보정치인이라면 피해야 할 부분이다. 일정 때문에 너무 힘들 수 있지만 최대한 글을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 대중과 당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짧게는 2-30년, 길게는 3-40년도 되겠지만 분단의 어려운 상황에서 진보신당 당원들만큼 소중한 역사의 열매가 없다. 그 점에서 가치를 소중하게 인식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강령을 중심으로 우리가 목표하는 지향과 가치관을 토대로 강령에서 강조한 만남의 의미를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거듭 말한 당 중심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좀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모색하고 실천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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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 홍세화 ,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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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짝짝

    본 기사와는 연관이 떨어지는 글 ㅋㅋ
    오랜만에 참세상에 들어왔는데...
    홍세화 대표의 말보다 그를 취재한 기자의 고민과 땀이 읽히내요. 묵묵히 일해온 당신에게 박수를!!!

  • 사회주의

    적극적 지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제도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으로서 (사회당과 함께 진보신당을 응원하는 바이며) 힘찬 돋움 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홍세화샘

  • 인천에서

    마이 아파보이네~~~ 건강이 좋지 아니하신건가요? 틀만 잡아놓고 젊은 신진그룹들에게 맡기세요. 이제 좌파정치도 인물을 키워야죠. 노심조만 바라보다가 이꼴난거 아니겠습니까? 사회당과 합당하면 곧 입당하겠습니다.

  • 서울학생

    사회당 그리고 많은 무정당 조직들과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한 지금 진보신당의 정강보다 더 원하는 만큼의 정강정책이 잡힌다면 바로 가입하겠습니다.그리고 적극적으로 활동 하겠습니다.

  • 유일한 희망입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정당입니다.
    진보신당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