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헛다리짚기...북한계정 리트윗 ‘또’ 국보법 위반조사

박정근에 이어 두 번째, 조롱만 해도 잡아간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트위터인 ‘우리민족끼리’를 리트윗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근 씨에 이어 이번에도 경찰은 박정근 씨와 같은 혐의로 트위터 사용자 권용석 씨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북한을 찬양 고무했다는 혐의로 권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27일과 30일, 5월 1일까지 3차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권 씨가 ‘우리민족끼리’ 트윗을 200여차례나 리트윗(재전송)하고 북한 수필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북한에 대한 찬양 고무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씨는 그것이 풍자와 조롱이라는 입장이다.

  권용국씨 트위터 화면(@yawoori)

실제로 권 씨는 사회당, 진보신당 등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단체에서 활동해왔다. 박정근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권 씨는)학교에서도 NL활동에 비판적인 입장을 강하게 취하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권 씨가 활동한 단체를 방문해 권씨가 평소에 북을 비판해왔단 자료를 수집했지만, 찬양 고무 혐의를 계속해서 적용하고 있다.

박정근 공대위는 성명을 통해 “경찰은 권용석 씨가 트위터로 북한을 찬양했다고 주장하지만, 권용석 씨의 실제 트위터 내용은 박정근 씨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선군정치와 3대세습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내용이었으며, 이번 사건 역시 경찰이 트위터 상의 농담과 풍자를 이해하지 못한 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통제와 탄압을 노골화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경찰은 지금 즉시 권용석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을 멈춰야 한다. 권용석 씨는 죄가 없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비민주적인 악법으로 인간의 존엄한 권리를 옭아매려는 경찰의 탄압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만행”이라며 경찰이 권씨에 대한 조사를 중단 할 것을 촉구했다.

진보신당도 이에 논평을 냈다. 진보신당 논평은“권용석 당원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의 계정을 리트윗했으나 조롱의 목적으로 인용한 것뿐”이라면서 “국가보안법이라는 덫에 걸려다기 보다는 경찰의 어이없는 허튼짓에 낚였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국가보안법이라는 낚시대는 이제 낡고 쓸모없어진 것이라 버려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국민은 국가보안법 남용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고 전했다. 진보신당은 “경찰의 국가보안법 남용으로 국민 괴롭히기와 헛다리짚기는 이것만으로 족하다”면서 경찰이 국가보안법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박정근씨 구속사건 이후 경찰의 국가보안법 적용은 계속적으로 ‘남용’의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 정권을 조롱하거나 풍자하기만 해도 찬양 고무의 혐의를 씌워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아야”한다는 찬양 고무의 목정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국가보안법에 있어 과도한 법집행이 국가보안법 피해자를 낳고 있단 지적도 있다. 지난 달 인터넷 통일카페를 운영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작가 신정모라 씨는 장애가 있는 어린 딸이 있음에도 경찰은 신정모라 씨를 구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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