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통합진보당 당원이다

[기고] “진보정치의 꿈 어디로 가나?”

나는 통합진보당의 당원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10여 년간 때로는 당원으로, 때로는 대의원으로, 때로는 지구당 집행위로 활동해왔다. 비록 성실한 당원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몇 푼 안 되는 당비나마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왔고, 각급 선거 때면 후보자 유세에 자투리 시간이나마 내서 결합하려고 나 나름대로는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당원을 참담케 하는 것들

그런 평당원의 입장에서 이번 경선부정 사태를 바라보는 느낌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이다.


이번 선거가 고의적 부정이었건, ‘관행’에서 빚어진 단순한 관리소홀이었건 우리당은 공당으로서 자격미달이다. 백보 양보해서 이 모든 잘못이 단순히 부실한 선거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사태의 심각성은 변치 않는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허술하게 치르지는 않는다.

게다가 뭉텅이 투표용지의 사례나 명부와 투표용지에 서명된 투표관리자의 서명이 다른 사례, 1인이 동시에 2개의 투표소를 관리한 사례 등에 이르면 부실선거를 넘어 부정선거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실수였건, 고의였건 당의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를 이렇게 엉망으로 치르고 나서 대체 무슨 자격으로 우리가 수권능력을 가진 공당이라고, 우리를 지지해 달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는가?

문제 지적조차 힘들게 하는 이 분위기는

그러나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지금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논쟁이다. 문제를 지적하고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자’로 ‘세작’으로 몰리고 이런 문제제기는 ‘갈라치기’로 ‘분열주의’로 폄훼 당한다.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끼리 다툴 것이 아니라 ‘단결’해야 한다고들 한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투표 논란으로 당 자유게시판 논쟁이 뜨겁다. [출처: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쳐]

우리는 이런 패턴을 그간 여러 곳에서 보아왔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분열주의자로 몰고, 자신에 대한 문제 지적을 프락치질로 모는 것, 내식구가, 동지가 한 일이라면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축소시키기에 급급하고, 무조건 감싸고 보는 행동들을 우리가 어디서 보았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으련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분명 있을 수 있다. 그에 따라서 해결방안의 수위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제기 그룹을 종파주의자, 분열주의자로 몰고 그들의 의견을 세작질로 몰아 비판 자체를 차단하려 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런 단체는, 정당은 더 이상 진보정당이라 할 수 없다. 아니 심지어 민주주의 정당이라고 할 수 조차 없다.

살아남고 싶다면, 진보정당으로 살아남고 싶다면, 우리의 가치를 현실정치에 반영하고 싶다면 우리는 변해야 한다. 그 변화가 ‘대표단이 사퇴하는 것이냐, 비례대표 후보가 전원 사퇴하는 것이냐’, 그도 아니면 ‘재창당 수준의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이 필요 하느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자기 혁신 없는 해결방안은 미봉책일뿐

그러나 나는 지금 이런 해결방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분열주의자로 모는 이런 분위기 자체가 바뀌지 못한다면, 그 어떤 해결방안도 미봉책으로 끝날 뿐이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정당운동에 걸었던 우리의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서로 저주의 말을 퍼붓다가 또 다시 갈라서는 게 우리가 바라는 끝이 아니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반드시 가야만 한다.

당장 상처를 치료하기 어렵다고 환자를 포기하는 의사가 어디 있는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우리가 우리 안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찌 자본주의 문제 해결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우리 스스로에 대한 혁신에서부터,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다시 시작하자. 똑같은 위기상황을 맞이했을 때, 진보정당의 해결방식은 저들과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자. 이번의 위기를 진보정치 절망의 증명이 아니라 희망의 증표로 만들어 가자.

적어도 이 무명소졸의 생각은 그렇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길이 될지라도, 그 길만이 우리가 세상을 바꿀 유일한 방법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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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중

    니 같은 사람때문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일을 이제야 알았나 난 벌써 알고 4년전에 탈당 했다. 4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뭐 지금 알았다는 씩이냐?쌩까지 마라 네가 쌩까서 지금 같은 일이 벌어 졌다

  • 참보기 좋다.

    계속 싸워들...
    지금 까지는 오픈게임이고 지금부터 본 게임 식작해야지. 주사파가 진보냐? 참여계가 진보냐? 너희들이 진보를 알어? 통진당이 망할 때 까지 계속해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통진당은 없어져야 진보정치가 산다.

  • NL+PD공통스탈린주의

    통진당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류(초좌파:이른바 새마을 운동단체들...구지 노동자 무슨당 등)약점은 의회주의 거부(스스로 선거 포기, 문제가 되는 점 주류정당 새누리 반엠비정권 지지자들)이며, 노동관(국독자, 공황의 원인: 이윤율저하가 아니라 과잉생산 과잉공황)둘 정합하자면 스탈린주의자들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사회주의란, 자본주의 철패가 아니라 생산수단 사유화다. 그래서 이들 대표들이 대우 GM사유화 반대 했으나 김대중정부와 타협해 노동자 배신 떼린자들이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정당(초좌파:단기간에 사회주의정당,통진당:사회민주주의에서 점진적 사회주의로)차이점이다. 그러고 더낮다고 혹은 더 진보적이라고규정할수 없는 객관적 현실이다. 만약 남한내 잘못된 스탈린주의 청산(NL뿐아니라, PD운동노선 종식)이다. 그 이유, 통진당사태근본원인 평등파 피디가 진보신당 탈당한 나머지 경기동부연합 피티독재가 부정선거 저절렀고, 더엄중한 심판의 대가는 집안살림 버리고 나간 창녀(평등파)이며, 민주노총 정치사업 담보로 엔엘에게 내준 샘이다.

  • 노동자

    서민들은 통합진보당의 지지의 대상이 아니라
    통합진보당 정치의 민주주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영역의 결의와 활동이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부분위 비례대표는 사회영역의 민주주의로 구성된 곳에서 통합진보당의 정치체에 있는 것입니다.
    소통과 관계로서 대중조직과 통합진보당의 관계입니다.
    투표함의 부실 부정이라고 할만한 실재는 있는데
    6하원칙이 구성되어 국민에게 사죄 합니다가 아닙니다.투표함의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둘러싼 "우리 모두"라는 것이 또다른 문제점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통합진보당 우리모두는 국민에게 잘못 했습니다가 아닙니다,이 추상의 말에서 구체적인 당규의 위반의 죄와 처벌은 구체적인 것입니다.
    이것을 구성하지 않고 투표함만 문제점을 드러내면
    그것이 통합진보당 당원입니까?
    당내 부정선거에 대하여 통합진보당은 국민에게 사죄하며 이렇게 처벌 했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지금 그것이 아니라 당권과 비당권의 형태로 세력이 정리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진실찾기가 아닙니다.
    투명하게 한다면 투명하게 구체적으로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