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올 대선 ‘독자후보’ 가능할까

대선대응 놓고 논의 이어져...전반적인 ‘어려움’ 존재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를 확정한 민주노총이 올 대선 대응을 둘러싸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은 새정치특위를 중심으로 대선 대응 방침을 고심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독자후보’ 전술 방식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민주노총의 역량이나, 통진당 사태로 인한 내, 외부적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독자후보를 배출한다 해도, 국민경선 과정을 둘러싼 진통도 예상된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독자후보 전술이 이후 분열된 진보진영의 결집, 민주노총 차원의 새로운 노동자 정당 건설 등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새정치특위 역시 지난 14일, 토론회를 통해 독자후보 전술 등에 관한 대선 대응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아나간 바 있다.

새정치특위는 21일 오후 2시 30분, 민주노총에서 2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민주노총의 대선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양성윤 새정치특위 운영위원장이 제시한 ‘민주노총 정치세력화 평가와 새로운 정치방침 및 2012년 민주노총의 대선 대응’ 토론문 초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모아나갔다.

민주노총, 민중경선제로 ‘민중후보’ 낼까?

양성윤 운영위원장은 토론문을 통해, 2012년 대선방침 실천과 새로운 노동정치의 모색으로 2013년 노동중심의 진보정당 건설, 2014년의 지방선거 참여 등의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노총은 노동자, 민중의 독자 후보 전술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울러 2기 정치세력화 방향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 정당건설 시점은 2013년 말을 목표로 하고, 2014년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2012년 대선 방침 원칙으로 △노동자, 민중의 이해와 요구를 모아내고 실현해 나갈 독자후보를 옹립해 민중의 에너지를 모아내 노동자, 민중에게 희망을 제시한다 △노동자, 민중후보의 옹립과 이를 통한 대선 대응은 현 시기 진보진영의 분열과 대결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성공적인 노동자, 민중 독자후보 전술 운용으로 무정부 상태의 진보정치운동을 새롭게 정립하고, 진보정당을 건설할 방향과 힘을 확보한다 등을 제시했다.

대선 투쟁의 경로로는 민주노총과 진보민중운동 진영이 노동자, 민중 독자 후보를 추대하고, 후보를 중심으로 9월 중순 이후 대선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10월 말~11월 초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적 대선 후보들과 민중경선제를 통해 노동자, 민중후보를 진보진영의 대표 대선후보로 세워 12월 대선 투쟁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으로는 오는 24일, 진보민중진영 집행책임자 대선대응 간담회를 진행하고, 9월 초 제1차 진보민중진영 대표자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9월 중에 제2차 진보민중진영 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노동자 민중후보를 추대함과 동시에 ‘노동자, 민중후보 대선 선대본’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진보민중진영 회의 틀과, 선대본에는 기존 정당의 참여는 제외된다.

이후 10월에는 노동자, 민중후보 대선투쟁이 이어지며, 11월에 노동자, 민중후보와 진보적 정당후보간의 민중 경선제가 진행된다.

토론문 초안을 비롯한 대선 계획은 이후 새정치특위 운영위에서 검토한 후,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운영위원회, 임시대의원대회 등 공식 의결기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아울러 진보민중진영과의 간담회에서 대선 대응 계획을 제안하고, 이후 일정과 방향 등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정당과의 ‘민중경선제’ 등 민주노총 중심의 ‘독자후보’ 전술, 우려 높아

하지만 민주노총의 역량이나 내, 외부적 분위기를 차치하더라도, 민주노총 중심의 독자 후조 추대나 이후 민중경선 등의 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신당권파 중심의 신당 등과 민중경선을 진행할 경우 예상되는 혼란과 갈등 증폭, 전술적 문제를 비롯해,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이 정당과 경선이라는 정치적 대결 포지션을 취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까지 다양한 이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두헌 민주노총 서울본부 부본부장은 “정당적 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지지만 가지고 우리가 현실정치에서 대표성을 얼마만큼 가질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민중경선이 민주노총 내부의 분란, 혼란을 가중시키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민중후보로 정면 돌파 하고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철운 공공운수노조연맹 대외협력국장 역시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신당 등에서 후보가 나오면 민중 경선제에서 4~5개의 정치세력이 경합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자 민중 후보 전술이 실종될 것이며, 조합원들은 또 한 번 민주노총에 불신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정치위원장은 “민중경선제에서 만약 통합진보당 후보가 독자후보로 선출된다면, 우리는 이후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민주노총이 정당들과 함께 ‘경선’이라는 정치적 포지션으로 경쟁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진숙 인천본부 정책국장은 “민중경선제로 민주노총이 당들과 경쟁하는 하나의 조직이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이럴 경우 당들 사이에서도 싸움이 일어나고, 훨씬 분란만 증폭될 것이기 때문에 당과 관련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민중경선방식을 배제하고, 초동 논의부터 정당을 포함해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임동식 금속노조 대협국장은 “민주노총의 독자후보 전술이 누구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고, 민중경선을 치를 경우 논란이 증폭될 것이기 때문에 통 크게 뭉쳤으면 좋겠다”며 “다만 각 정당 측에 후보를 내보내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석민 민주노총 사무부총장은 “(그것이) 가능하면 좋겠는데 안 될 거라고 본다”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후보를 세우고, 투쟁의 성과로 노동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들(정당)에게 테이블에서 후보를 내지 말라고 하면 안 나올 것 같나”며 반문했다.

실제로 민중경선제를 진행하게 되면, 각 정당에서 내세운 후보들을 중심으로 또 다시 정파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민주노총 상황에서 탄탄한 지지층이나 선거 동력 확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정당까지 포함하는 논의 테이블을 통해, 각 정당으로부터 후보 불출마를 약속받는 것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양성윤 운영위원장은 “민중경선을 진행하게 되면, 최종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가 몇몇 조건을 내걸지 않는 이상 당에서는 후보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나중에는 조합원들에게 노력은 우리가 하고, 저쪽에서 다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역량, 민중진영에 미칠 영향력 등 고려해야”

때문에 현재 새정치특위를 중심으로, 정당과는 관계없이 민주노총의 독자후보 전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역량과 진보민중진영 결집의 어려움 등 여전히 고민지점은 존재한다.

진보신당 창준위(진보신당)가 ‘사회연대후보’를 제안하고 나서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 진보신당은 21일, 사회연대후보를 진보좌파진영에 제안하며, 민주노총과도 함께할 뜻을 밝혔다. 진보신당 차원의 독자후보를 포기하고, 범 진보진영의 민중경선으로 사회연대후보를 배출하겠다는 상도 민주노총의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처: 진보신당]

하지만 현재 새정치특위는, 민주노총의 대선대응에 정당을 포함하는 방식을 경계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순자 정치위원장은 “이미 안철수 바람이 많이 불고 있는 상태에서, 그 이상의 후보를 내지 않는 이상 조합원들이 얼마만큼 독자후보에 기대를 할 지는 의문”이라며 “민주노총이 독자적으로 뭘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통진당 사태에 대한 평가에 동의한 진보세력을 어떻게 모아낼 것인가에 방점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작년에 통추위가 실패한 것은 민주노총 자체 부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부대를 만들지 않고는 (독자후보 방식이) 불가능한 만큼, 오는 24일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의 실력이 되는가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이후에도 얼마만큼 파문이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중진영을 모아내는 과정이나, 독자후보 전술이 민중진영에 미칠 영향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임동식 대협국장은 “민중진영은 통합진보당과 걸쳐 있는 단체도 있고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그 단체들이 민주노총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내부 논의를 모아가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단체들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니터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몇 주간 했던 논의가 똑같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진숙 정책국장은 “통합진보당의 사태로 인한 파괴적인 영향력이, 민중운동 자체도 파괴하고 있다”며 “후보전술은 판만 잘 나오면 민주노총으로서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것이 민중운동 전체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이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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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그래..

    민주노총.. 뻘짓거리 좀 그만하자!
    그딴데 쓸 사람, 시간, 돈 있으면 총파업 제대로 하고 미비사업이나 좀 제대로 하자


    진보신당.. 통진당 보다도 못한 자신을 좀 돌아봐라!
    기본소득, 재벌해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뭐 요딴 반동스러운 소리 좀 그만 짖거리고

    불나방처럼 선거에 휘둘리지 말고..
    한 길로 가자!
    부지런히 쉼 없이 가자!

    계급 정당 건설로!
    자본주의 철폐! 제국주의 타도!

  • 시민

    대선에 정당을 포함하지 않는다해도 진보신당은 후보를 내지않는다고 했으니 진보신당과 민주노총이 함께 노동자후보를 출마시켜 함께 대선을 치루면 좋을듯..

  • 직선제 준비나 잘하렴ㅁ

    직선제도 못하는 것들이 독자후보는 개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