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친절한 배려, 박현정 동지로 살겠습니다

[식물성 투쟁의지](35) 2001년 효성점거파업 이끈 故 박현정 동지를 그리워하며

억지로라도 등에 업고 병원에 갈 걸 그랬습니다
병원 좀 가라 해도 그렇게 속 썩이더니
그대 남모르게 혼자 울고 우리 모두를 향해 밝게 웃고 있네요

그대 남기고간 자리에서 오래도록 아프겠습니다
다 울고 난 뒤에
그대 밝고 따뜻한 웃음이
인간의 존엄함에 대한 포기할 수 없는 정성임을 알겠습니다

술병처럼 그대 둥근 몸은
모든 것들을 불러 모으고 다 받아냈습니다
"다 괜찮다 이제 곧 좋아질 거야"
슬픔으로 기운 동지들의 야윈 어깨조차
넉넉하게 품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친절한 배려, 박현정 동지
그대의 밝고 따뜻한 웃음은
좌우를 훌쩍 뛰어 넘어 새로운 지평으로 열려진 대지였습니다

가장 먼저 조용히 손을 뻗었습니다
동지들 삶의 아픈 곳 구석구석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프도록 둥근 몸으로 그대, 인간의 봄이었습니다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대화의 싹을 틔웠습니다
마당처럼 낮고 겸손하게
모든 것들을 품고 사랑하게 했습니다

유례없는 한파 지나고 삶 쪽으로 미리 온 봄볕이 따뜻합니다
인간에 대한 친절한 배려, 박현정 동지로 살겠습니다 (2011년2월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