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M노조 “경찰 조사는 분풀이식” 주장

사측 고소고발로 조합원 30여 명 소환장 받아

지난 7월 직장폐쇄와 용역업체 폭력사태로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경기도 안산 (주)SJM의 노동자들이 경찰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진술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증거가 불충분한 사측의 주장에도 소환장을 남발하는 등 경찰이 분풀이식 조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지역 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SJM 문제 해결을 위한 경기지원대책위’(대책위)는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 SJM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방식을 규탄하며 “SJM 조합원에 대한 위협조사를 중단하고, 폭력만행 사전 기획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출처: 뉴스셀]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정준위 금속노조 SJM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은 당시 폭행사건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측이 주장한대로 폭력과 기물파손, 절도 등에 대해 노조가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강압적으로 진술을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측은 지난 8월 업무방해와 폭력,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합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조합원들은 지난 7월 용역업체 투입 당시 공장에서 사라진 PC 하드디스크와 계단에 쌓았던 기물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를, 지난 8월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과 금형 반출 시도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의 출석요구서를 받은 문춘경 SJM지회 노동안전2부장은 “8월 15일 시화공장에서 금형 반출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건조물 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데, 당시 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사측이 어떤 자료를 제시했는진 모르지만 경찰이 사실확인도 제대로 안하고 무작위로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당시 금형 반출은 현장에 있던 근로감독관도 인정한 명백한 불법행위인데, 이를 막기 위한 조합원들의 행위가 어떻게 불법이라 할 수 있는가. 아무리 사측의 고발이 있더라도 경찰이 그 정도도 판단을 못하는지 어이가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러한 노조측의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경찰조사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적법한 수사절차였으며, 고발인의 증거자료 확인 등에 대해서는 현재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정확한 답변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직장폐쇄 이후 중단됐던 노사간의 교섭이 안산 SJM 본사 내에서 다시 재개된다. 이날 교섭에는 이영호 금속노조 SJM지회장 등 노조측 교섭위원 4명과 강춘기 SJM 대표이사 등 사측 교섭위원 4명이 만날 예정이지만 노사간의 갈등이 길어진만큼 다시 대화를 재개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사측이 문자메시지로 보낸 담화문 [출처: 뉴스셀]

SJM지회의 언론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조호준 조합원은 이날 교섭을 앞두고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의 지탄이 거세지고 있지만 회사는 아직도 직장폐쇄를 유지한 채 조합원들에게 회유와 협박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있다. 사측의 고발로 경찰출석을 요구받는 조합원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늘 교섭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의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금속노조 SJM지회 조합원들은 현재 사측에 '△직장폐쇄 철회 △경비용역 철수 △불법행위 책임자 처벌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48일째 공장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측과의 교섭과 법적 대응을 이어가는 한편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