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월마트의 반노동 공급사슬을 끊자”

민주노총 등 노동사회단체, 월마트 창고노동자 파업 지지

유통산업의 공룡, 월마트의 반노동자적 공급사슬을 끊기 위한 미국 창고노동자들의 파업에 한국 노동사회단체들이 연대하고 나섰다. 월마트 파업노동자들은 부당노동행위에 반대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원청인 월마트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노동사회단체는 월마트가 전세계 노동자들의 현실을 후퇴시키는“바닥을 향한 경쟁”을 강요한다며 이에 맞선 월마트 창고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비스연맹, 국제민주연대, 사회진보연대 등 노동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잠실 월마트 글로벌 프로큐어먼트 한국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월마트 창고노동자 파업의 정당성을 밝히는 한편 월마트가 창고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2일부터 월마트의 수입품 취급 업무에 종사하는 파견노동자들이 월마트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노동자들은 지난해부터 용역 창고운영업체인 NFI에 창고 내 위험한 노동조건과 비인간적인 대우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NFI가 창고노동자들에게 징계정직 및 해고 위협을 하며 노동탄압으로 맞서자 노동자들은 결국 파업에 나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월마트는 세계적 기업으로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노동의 권리를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월마트에 맞선 파업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표했다.

그는 또한 “전세계 시장은 월마트, 삼성과 같은 독점적인 거대기업에 의해 유린되고 있으며 공급독점 뿐만 아니라 수요 독점도 이어져 시장 자체가 먹이사슬 안에 있고, 이러한 조건에서 월마트의 성공신화는 노동인건비 삭감을 통해 저렴하게 공급받아 싸게 파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비판했다.

정용건 부위원장은 또한 “이런 기업이 있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책임”이라며 “우리의 요구를 묵살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유식 공공운수노조연맹 부위원장은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 노동자나 한국 노동자나 마찬가지로 자본의 수탈에 처해 있다”며 최근 울산에 오픈한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의 사례를 소개하고 세계적으로 유사한 유통자본의 횡포를 비판했다. 울산에서는 중소상인의 반발로 울산북구청이 코스트코 영업허가 결정을 보류하자 코스트코 입점 건물 건축주(진장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가 윤종오 북구청장을 고소,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윤유식 부위원장은 “결국 재벌에 의해 검찰과 국가권력이 움직이고 있다”며 독점자본에 맞선 월마트 창고노동자에 연대를 나타냈다.

김달식 화물연대본부장은 “전세계 노동자들이 악덕기업에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월마트 창고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 월마트 관련 물품에 대한 전면 수송거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연맹에 따르면 월마트는 연간 매출이 미화 4,2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기업이며 전 세계에서 24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고용자이기도 하다. 월마트에서 팔리는 제품을 생산하고 운송하고 보관하는 수백 만 명의 파견, 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하면 인력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추산된다. 월마트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계약한 하청, 용역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가격인하를 요구했고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조탄압으로 이어졌다.

특히 월마트의 창고노동자들은 매우 위험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 컨테이너 안 온도는 섭씨 48도가 넘으며, 식수 부족, 안전훈련 미비, 유독가스 노출 등이 일반적이다. 화물노동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컨테이너트럭에서 화물을 내려 분류, 포장하고 다시 트럭이나 화물기차에 실어 발송한다.

임월산 공공운수노조연맹 국제국장은 “화물인수자인 월마트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납품 할당량을 부과해 노동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속도로 일할 것을 강요하여 사고가 매우 빈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창고노동자는 대부분 이주노동자이자 파견노동자여서 다단계 하청체계(월마트 – 창고운영업체 – 파견업체)의 제일 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월마트는 계속해서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월마트 측은 이러한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기는커녕 가격인하정책, 노동유연화 정책과 무노조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에 따르면 월마트는 한국에서 철수한 상황이지만 서울 구매사무소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며 해외로 진출한 한국기업의 인권, 노동권 침해를 가속화하고 있다.

임월산 국제국장은 “월마트는 세계 최대기업인만큼 이의 노동착취와 탄압은 월마트 뿐 아니라 월마트의 비용절감 정책을 따라잡겠다는 수많은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쳐 노동자의 현실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며 “바닥을 향한 경쟁은 끝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창고노동자연합과 연대단위들은 파업을 알리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미국 창고산업 중심지인 리버사이드 시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80킬로미터를 행진했다. 9월 19일에는 대규모 불복종행동도 계획돼 있으며 국제서명운동 등 국제연대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가맹조직인 공공운수노조연맹은 승리혁신노총과 창고노동자연합과 2010년부터 교류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후 단체들은 월마트 글로벌 프로큐어먼트 한국지사에 월마트 글로벌 구매 담당에 대한 항의서한과 캄보디아 진출 한국기업 노동탄압에 관한 질의서를 전달했다.
태그

파견노동자 , 월마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