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현대차 비정규직 2명 울산 송전탑 고공농성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꼭 쟁취합시다"

[2신 2012년 10월18일 15시05분]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8일 오후 2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송전탑 고공농성에 들어간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 중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회견에서 "현대자동차는 신규채용이라는 꼼수를 부릴 게 아니라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대법원 판결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즉각 정규직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엔 민주노총 울산본부 소속 노조위원장들과 김진석 통합진보장 울산시당 위원장 등 진보정당 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두 사람이 올라간 송전탑 아래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조합원 100여 명이 17일 밤 11시부터 노조의 파업지침에 따라 집결해 있다. 회사도 관리자와 경비를 동원해 주차장 출입구를 막고 있다. 회사는 노조원의 출입은 막지 않겠지만 외부인의 출입은 막겠다고 했다.

회사의 경비들과 노조원 사이에 외부인 출입문제를 놓고 18일 새벽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몸싸움 끝에 두 사람에게 나무합판을 올려 철탑에 묶어 앉을 수 있게 했다.

민주당 소속 환노위 국회의원들은 18일 새벽 논평을 내고 "현대자동차가 즉각 노조와 대화에 나서 정규직화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철탑 위에서 각각 편지 형식의 입장을 발표하고, 트윗을 통해 사진과 글을 보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두 사람이 올라간 뒤 18일 오전 울산지역은 영상 7도까지 기온이 떨어졌고, 송전탑이 태화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 바람도 심하게 불고 있다.



최병승 조합원이 송전탑 위에서 올린 트윗

2012년 10월 18일 06:34
조금 높은곳에서 보는 공장 풍경이 새롭다 저곳은 현대차 노동자의 것이다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지회 조합원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06:38
더 높이 올라간 사무장이 걱정이다 그리고 저질 체력인 내가 조금 한심하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힘께하는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 2012년에는 반드시 승리한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를

10:44
25일 파업의 주역들이 고공 첫날부터 날밤을 샌다 너무나 자랑스런 조합원들 너무나 감사한 조합원들 이런 조합원이 있기에 우리는 패배하지 않는다 2012년에는 반드시 이긴다.

11:56
오랜만에 하는 해바라기 햇살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하 역시 투쟁하면 이런 혜택도 있네 두번째하는 고공농성 이번엔 꼭 지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

12:31
동지들이 아무래도 불안하다며 저큰 합판을 올리려한다 헉 난 올림힘도 없는데 가지고 올라오겠단다 제발 안했으면 지금도 어제밤에 비하면 천국인데 동지들이 다치지 않아야한다.
오전 9시 30분 언론사 기자들이 와서 투쟁의 취지와 견해를 밝혀달라고 해서 구호와 발언을 하고 있는 최병승동지 모습입니다. "2010년 자랑스런 CTS투쟁에 농성장에서 같이 하지 못해 그후 2년 동안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추운 날씨에 하룻밤을 새고 아침이 되니 그때 농성장 동지들이 얼마나 추웠을지 온몸으로 알것 같다. 자랑스런 현대차비정규직 동지들 끝까지 투쟁하자! 동지들 사랑합니다!" 하고 외침. 최병승동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철탑에서 보내는 편지1] 최병승

저는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로 승소했습니다.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판결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회사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리한 소송 끝에 2012년 2월 23일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았습니다. 중노위도 '사내하청 업체 해고는 무효이고 부당해고이므로 이미 정규직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현대자동차 회사는 아직까지 저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와 똑같은 조건인 1만여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단 한사람도 정규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오히려 3천여 명 신규채용을 들먹이며 세상을 속이려 들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정규직, 왼쪽은 비정규직이 하는 공정을 재배치해서 합법도급으로 바꾸겠다고 수작을 부리고 있습니다.

2004년 노동부의 9,234개 공정 불법파견 판정 이후 온갖 편법, 불법, 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05년 9월 4일 류기혁 열사가 비정규직의 울분을 안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때 철탑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두 번째입니다.

모든 것을 걸고 철탑에 올랐습니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철탑에서 보내는 편지2] 천의봉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 투쟁하는 동지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솟아오릅니다.

2003년 노동조합 결성 이후 '불법파견 철폐,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이 우리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비정규직노동자를 먼지처럼, 벌레처럼 취급해왔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죽고 다치고 구속되고 징계, 해고되었습니까?
고소고발,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아 왔습니까?

노동조합 10년, 비정규직 철폐 투쟁 10년입니다.
이제는 끝내야 할 때입니다.
회사도 끝내겠다고 하고 우리도 끝내려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3천여 명 신규채용 사탕발림으로 회사에 줄 세우기하고 있습니다.
5천여 비정규직 동료를 진성도급으로 바꾸겠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1천여 명을 신규채용 하겠다고 떠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노동부에 불법파견 개선계획서를 내고 파견법 위반 처벌을 피해보겠다 하고 있습니다. 지회는 올해 5월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파업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 정규직 지부 대의원 선거로 잠시 중단되었던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곧 재개될 것입니다. 여기에 발맞추어 파업투쟁의 파고를 높이고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는 정규직 동지 여러분.
동지들이 든든히 연대해 주었기에 지회가 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굳은 연대를 호소합니다.
다부진 각오로 철탑에 올랐습니다.
기필코 승리합시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꼭 쟁취합시다.


[1신 2012년 10월18일 0시30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울산공장 앞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소송 당사자인 해고자 최병승씨와 비정규직노조(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이 17일 밤 9시30분께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쪽문 주차장에 있는 송전탑에 올라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두 사람은 현재 송전탑 위에서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이란 내용의 펼침막을 내리고 농성중이다.

두 사람의 고공농성은 밤 11시쯤 회사와 노조에 알려졌다. 현재 현대자동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원과 회사 간부들이 송전탑 아래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관리자 4명은 두 사람이 올라간 송전탑 위로 올라가 농성을 방해하고 있고, 회사 관리직들은 진압을 준비중에 있다. 송전탑 아래에 있는 현대차지부 김대식 조합원은 “관리자 중 1명이 ‘최병승 떨어뜨려 죽여 버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17일 밤 11시30분 현재 천의봉 사무장은 송전탑 20m 지점에, 최병승 해고자는 15m 지점에 머물고 있다. 최 씨는 회사의 진압에 대비해 온몸에 시너를 끼얹은 상태라 진압이 이뤄질 경우 불상사가 우려된다.

현대차 비정규지회는 “17일 야간조에게 밤 11시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파업지침”을 내려, 야간 작업을 중단하고 송전탑 근처로 집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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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불

    살아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