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노조, ‘창조컨설팅’ 개입에도 건재

파업투쟁 200일, “이 싸움 꼭 이기고 싶다”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세 계절을 돌아 골든브릿지노조가 파업 200일을 맞았다.

그간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사회가 들썩였고, 골든브릿지 사측과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이 세상에 알려졌다.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도 골든브릿지노조는 200일을 버텼다. 자발적으로 문선패를 만들고, 다른 투쟁사업장들과 연대했다.

지난 8월, 100일을 맞아 ‘하루하루가 감동이었다’던 노조는 200일을 맞아 더욱 감동적인 하루를 보냈다. 8일, 파업 200일을 맞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와 ING생명노조, 쌍용차조합원 등 연대단위들은 파업투쟁 승리를 기원하는 ‘희망대행진’ 행사를 개최했다.



2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오후 1시 30분, 금융감독원 앞에서 출정식을 진행한 후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충정로 골든브릿지 본사 앞으로 행진을 벌였다. 여의도와 마포대교를 거쳐 본사 앞에 도착한 이들은 기다리고 있던 연대단위들과 함께 ‘파업승리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호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지부장은 “어느덧 우리의 현장은 창조컨설팅이 투입된 노동탄압 사업장이 돼 있었다”며 “창조컨설팅의 핵심 전술은 동료를 짓밟고 인간성을 말살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호열 지부장은 “이 싸움을 꼭 이기고 싶다”며 “아무리 회사가 기술자를 동원해 우리를 짓밟아도, 노동자가 단결해 저항하면 창조 할아버지가 와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거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알려진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조수 전국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불과 15년 전 ‘동지’라고 불렀던 이상준 회장이 지금은 앞장서 노동자들의 인간 존엄성을 짓밟고 있다”며 “이상준 회장이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05년 골든브릿지(주)를 인수했다. 이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기 전, 브릿지증권의 대주주는 영국계 투기자본인 BIH펀드였다.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회사를 청산위기로 몰고 갔으나 노조는 투쟁을 통해 청산위기를 막아냈다.

노조는 이후 이상준 대표와 ‘브릿지증권(주) 공동인수와 경영에 관한 약정서’를 체결해 회사를 인수했고, 노사 공동 회사 경영을 약속했다. 이 회장이 구로공단에서의 노동운동과, 보험노련 홍보부장 등 ‘노동운동가’이력을 내세운 것 역시, 노조가 ‘공동경영’을 믿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회장 취임 이후, 이 회장은 ‘공동경영약정’을 이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등기이사를 해임하고,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지난 6월 7일 정기주주총회에는 우리사주조합원인 직원들의 주주총회 참석을 막기도 했다. 심지어 회사가 창조컨설팅 및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동해 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24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이상준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건강상의 이유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파업 200일째를 맞고 있지만, 회사는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창조컨설팅과의 공모 여부도 부인하고 있다.

백기완 선생은 “해는 떴다 지는 법이고, 나무의 짙푸름도 한 때”라며 “이제 골든브릿지는 사회의 정의가 된 골든브릿지노조와 총 노동세력에게 혼 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와 연대단위 400여 명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오후 7시부터 ‘골든브릿지 파업승리 기원 희망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