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씨, 내 꿈을 이뤄주세요”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아버지가 빼앗은 물건을 자기 것인 양...”

28일 오전 11시 영남학원재단정상화를위한범시민대책위원회, 영남대의료원노동조합,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대구지역 노동사회단체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에게 영남대의료원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영남대의료원 노조 조합원이 108배를 하고 있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영남학원의 이사장과 이사로 재직한 박 후보는 2009년 재단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4명의 이사를 추천했다. 같은 재단 소속의 영남대, 영남대의료원의 구성원들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박 후보가 측근을 이사로 앉히면서 재단의 실질적 주인으로 복귀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지난 10월 23일부터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 씨는 서울 삼성동 박근혜 후보의 사택 앞에서 오늘(28일)로 37일째 매일 같이 3천배를 하고 있다. 또, 영남대의료원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매주 수요일 영남대의료원 정문에서 108배를 진행하며 박근혜 후보와 영남대의료원에 해고자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이날 “모든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합니다”며 지난 25일 국회의원직을 내놓고 18대 대통령 출마를 공식화한 박근혜 후보에게 영남대의료원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108배까지 진행했다.

함철호 진보민중공투본 고문은 “박근혜는 아버지, 어머니가 훔치고 빼앗은 물건을 자기 것인 양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영남대, 영남대의료원”이라며 “해고노동자가 30일이 넘게 자기 집 앞에서 3천배를 하는데도 유리창 한번 열어보지 않고 있다. 최소한 무슨 일이냐고 물어는 봐야 할 것 아니냐”고 박근혜 후보를 성토했다.

이어 함 고문은 “오늘의 여성은 정치적으로 억압받고 고통받고 있다”며 “진정한 여성대통령은 이렇게 억압받고 고통받는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을 반박했다.

전화통화를 통해 기자회견에 투쟁사를 하게 된 박문진 씨는 “이제 더는 서울에 오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내가 박문진이 되고, 쌍용차 노동자가 되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싸워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대선후보가 진정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면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들의 요구부터 들어줘야 할 것”이라며 “노조파괴 전문가가 개입한 계획적인 노동조합 탄압활동은 불법적이며 불법적인 노동조합 탄압으로 발생한 피해는 마땅히 보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문진 등 영남대의료원 노동자 3명은 지난 2006년 영남대의료원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2007년 병원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2008년 1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으나 병원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3년 동안 지속한 법정 공방은 2010년 대법원이 이들을 제외하고 당시 함께 해고당한 7명의 복직을 판결하며 일단락됐다.

이후 병원은 “대법원에서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결 내렸다”며 이들을 복직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2006년 당시 영남대의료원 노사분규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사제휴=뉴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