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건설노동자 과잉진압 논란

안산 경찰, 연행 과정 부상에도 치료 거부

경기도 안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경찰이 연행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경진압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중서부건설지부와 다산인권센터는 29일 오전 안산 단원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기획체포와 폭행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지주조합을 비호하고 있다”며 경찰을 강하게 규탄했다.

[출처: 뉴스셀]

경찰 연행 당시 손과 목 등에 상처를 입은 방기환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조합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이렇게 강경하게 진압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지키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까지 하는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중서부건설지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아침 경찰은 경기도 안산 신길동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농성 중이던 방 씨에게 다가와 식사 중인 국그릇을 엎고 목을 졸라 체포했다. 이날 방 씨를 비롯한 건설노조 조합원 총 5명이 연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머리, 얼굴, 다리, 팔 등에 상해를 입었다.

경찰서로 연행된 조합원들은 병원치료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위급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고, 이날 오후 노조의 진정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에 치료를 요구한 뒤에야 경찰은 병원치료를 허락했다.

경찰은 연행 다음 날인 27일 이들 중 3명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28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모두 기각됐다.

  연행 과정에서 방기환 씨 목을 조르는 경찰 [출처: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입안 상처로 피를 흘리며 수갑에 채워진 방기환 씨
[출처: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는 지난 4월부터 안산지역의 소규모 건설 사업장 사업주들에게 △관련법령 준수 △건설노동자의 권리 인정 △건설노조 조합원 고용 등을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곳 신길동 건설현장은 노조가 요구사항을 내걸고 33일째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곳이다.

노조는 경찰의 이번 연행과 관련해 “경찰이 사용자 편을 들어주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영식 건설노조 수도권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다쳤으면 치료를 먼저 하게 하고 조사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잡아간 것도 이상한데 조사 과정에서도 노동자를 너무 심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얼마 전 노조 폭력사건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서장이 바뀌었는데도 왜 이런 물의를 또다시 일으키는가. 대체 경찰은 누구의 편인가”라며 경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현 고경철 안산단원경찰서장 취임에 앞서 우문수 전 단원경찰서장은 지난 여름 SJM 용역폭력 사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수사를 담당했던 안산단원경찰서 수사과는 “사건과 관련해 아직 회의 중”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와 다산인권센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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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 경기중서부건설지부 , 단원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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