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남편의 죽음 뭐라고 말해야...”

한진중 고 최강서 아내, “조남호 회장 약속 지키면 돼”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보름이 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빈소를 지키는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의 아내 이선화(38) 씨가 5살, 6살인 어린 두 자녀에게 “남편의 죽음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선화 씨는 “작은 아이는 잘 못 받아들이고 있고, 큰 아이는 어는 정도 아는 것 같다. 자세한 부분은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많이 아파서’라고 설명했다”며 “아빠와 직접 얘기 할 수 없는 대신 사진 속에 있는 아빠를 보면서 얘기를 하고 그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선화 씨는 유가족과 동료의 고통을 덜고, 노동자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것만 지키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씨는 사측이 “158억 손해배상 최소화, 그다음에 6개월 순환휴직 하겠다는 것을 이행하면 된다. 민주노조 탄압하지 않겠다는 것과 그 외에 여러 가지 이미 보도된 것에 대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씨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면 남편이 이렇게 됐을 리 없다. ‘1년 후 재입사’ 약속도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의 상심이 컸다”며 “2012년 11월 9일 자로 회사에 복귀했는데, 입사명령을 받아 재입사하자마자 3시간 만에 무기한 강제휴업을 당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강서 열사뿐만 아니라 해고자 93명은 복직되자마자 3시간 만에 무기한 강제휴업 조치로 사실상 해고 상태에 놓였었다.

  최강서 열사 유가족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열사의 부친 최용덕 씨가 8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들을 잃고 20일 동안 밥도 못 먹고 누워 있다가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휴업자들에게는 최소 생계유지비, 월 평균 220여만 원을 지급해 왔다는 주장에 대해 이 씨는 “남편과 같이 해고되었다 복직한 사람의 첫 달 급여는 평균 123만 원 정도였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여러 가지 세금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110만 원 정도였다”고 알렸다.

이 씨는 “남편이 노조 간부를 시작하면서 158억 원에 대한 소송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사측이 손해배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소송에서 지면 모든 조합비가 압류되기 때문에 개인에게 부과되는 돈을 떠나서 노조에 158억을 걸어버리면 노조는 아무런 힘을 쓸 수가 없다”며 “원천적으로 압박해서 막아버리는 결과이기 때문에 노조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심적으로 많이 답답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남편이 생활고로 비관 자살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씨는 “장기파업과 해고자 복직 싸움으로 3년간 제대로 월급 없이 생활하는데,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겠냐”며 “그래도 그 돈으로 알뜰하게 생계를 꾸렸기 때문에 그동안 빚은 없었다. 회사가 말하는 생활고 비관자살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씨는 박근혜 당선인에게도 “유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남편의 죽음이 장기적으로 가지 않도록 한진중공업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고, 빠른 시일 내에 남편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꼭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진중 최강서 열사는 “손해배상을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이라는 내용의 한 장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2월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은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에 위임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사측은 노조와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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