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도 민영화 후 10년간 요금 최대 90% 올라

영국에서 철도 이용은 “사치”...재국유화 요구 시위 봇물

영국 철도민영화 후 10년 동안 요금이 50% 오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민영화 후 매년 인상됐던 철도요금이 1월부터 다시 평균 3.9%(통근열차 4.2%) 올라 새해부터 영국사회의 빅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영국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은 요금인상 반대시위에 나서 갈수록 높아지는 철도요금을 방치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한편 재국유화를 주장하고 있다.

[출처: http://www.telegraph.co.uk 화면캡처]

2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새해부터 영국 철도요금은 각 철도사의 요금 인상안에 따라 평균 3.9% 가량 인상됐다. 영국정부는 4.2%로 연간인상률을 제한했지만, 더 많은 수익을 거두려는 민간철도 운영자들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요금은 9.2%까지 인상됐다.

이를테면 런던-노리치 구간의 무제한 티켓은 즉 98.60파운드에서 107.70파운드로 9.2% 인상될 예정이다. 4인 가족의 스완지, 플리머스, 리즈, 맨체스터, 뉴캐슬에서 런던까지 1일 무제한 티켓은 주 평균임금과 맞먹는 481파운드(818,811원)로 올랐다. 영국정부는 2018-19년도까지 철도산업에서 35억 파운드의 예산을 삭감할 입장이어서 향후 요금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영국철도의 정기승차권은 50% 인상됐으며 런던구간의 정기승차권은 1,300파운드(221만6,903원) 인상됐다. 운임료 상승률은 평균임금 상승률보다 20%나 앞선다. 또 운임료 인상속도는 최대 90%까지 각 구간별로 차이를 보이며 수익성을 중심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세븐오크스-런던 구간의 연간 운임료는 1,660파운드에서 3,112파운드까지 90%나 인상됐으며, 현재 우스터-버밍엄모어스트리트를 지나는 승객들은 52% 인상된 1,240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2003년도 기준 운임료, 816파운드).

이러한 영국의 철도요금은 유럽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평가된다. 2일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다른 유럽철도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영국 철도승객들이 가장 비싼 장거리열차 운임료를 지불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도 잉글랜드 지역의 철도운임료가 높다. 예를 들면 웨스트 코스트 메인라인에 있는 스탠포드-런던 구간을 이용하려면 133마일에 98.50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스코틀랜드에 있는 스트래너-카일(로할시)구간에서 가장 비싼 편도운임료는 365마일에 96파운드다. 이 경우 스코틀랜드에 비하면 런던에서는 약 3배를 더 주고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인상률을 3.9%로 제한했으며, 향후 2년간 더 많은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영국노총(TUC)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위기로 접어든 2008년도부터 철도요금은 평균임금에 비해 3배나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철도민영화 후 승객과 기관차의 수가 대폭 증가했고 납세자의 부담을 줄였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불만은 터져나오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정부의 철도민영화 조치가 오히려 시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고 말한다. 임금인상률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이러한 영국 철도요금 인상 규모는 경제 위기 아래 위축된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일 가디언은 또 다시 물가인상률을 앞지른 요금 인상이 전국적인 항의를 유발했다며 최근 시행된 철도요금 인상은 브라이튼에서 요크까지 이르는 주요 철도역에서 시위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1월초 런던, 뉴캐슬, 셰필드, 브라이튼, 엑서터, 코번 트리, 노리치, 요크, 미들즈브러와 맷 락 등 영국 전역의 도시 중앙역과 도심에서 시민들은 요금인상에 맞선 캠페인과 시위를 벌였다. 1일부터 3일까지 관련 언론보도도 100건 이상으로 나타나며 요금인상은 큰 논란을 낳았다.

시민공공교통단체인 보다좋은교통을위한캠페인(CBT)은 정부를 대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서 철도요금을 인하하라는 온라인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철도요금이 천정부지로 오른 이유는 철도산업 민영화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B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닐 클락(Neil Clark)은 “영국철도의 민영화로 인해 영국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들은 다른 유럽 시민들에 비해 정기승차권에 10배나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회계법인, 버진트레인(Virgin Trains) 운영으로 인해 수십억의 국민세금을 빨아드린 리차드 브랜슨(Richard Branson)과 같은 자본가에게는 큰 횡재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10년동안 철도요금 최대 90% 인상, 임금인상률은 20%

영국 철도운전자노조(ASLEF) 총 책임자 믹 웰런(Mick Whelan)은 “정부는 철도운임료 인상에 대항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영국철도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인가? 또한 철도운임료가 계속 인상되면 돈이 많은 사람들은 편히 앉아서 가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철도를 이용하지 말란 말인가”라며 영국총리를 강력히 비판했다.

영국철도해운노조(RMT)의 총 책임자인 밥 크로우(Bob Crow)는 “영국철도를 다시 국유화하기 위해 정부에 맞서 강력하게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영국노총 사무총장인 프란세스 오그래디도 “실제임금은 감소하고 가구지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철도이용 고객들은 높은 철도운임료를 감당해야 하며, 직원과 매표소의 수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서비스의 질이 더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운임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운영회사연합의 최고 책임자인 마이클 로버스(Michael Robers)는 “영국정부는 이윤이 발생되는 구간에서는 새로운 기관차를 도입하고 더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을 투자하고 있으며 납세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승객들로부터 대부분의 철도운영비를 부담하게 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영국정부를 비판했다.

영국 노동당은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며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향후 철도운임료 인상에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일 B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노먼 베이커 교통부장관은 “현재 영국철도비용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지만, 영국정부는 전체 요금의 40%까지만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요금구조에 제재를 가하는 일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라고 언급하며 약 20년 전 민영화되며 정부 손을 떠난 영국 철도산업의 딜레마를 내비쳤다.

지난 10년 동안 영국정부는 매년 1월마다 RPI(물가인상률) +1%라는 공식을 사용해 철도요금 수준을 결정해왔으며, 이로 인해 영국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철도가 되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 교통부장관 필립 해먼드는 “영국철도는 부자들을 위한 장난감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영국정부의 가장 중요한 수칙은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철도운영회사들로부터 승객들을 보호하는 것이었으나, 현 정부는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이 공식을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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