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누출 삼성, 경기도의회조사단 현장방문 거부

조사에 협조하겠다던 삼성, 주민과의 약속 무시

경기도의회의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진상규명 민관합동조사단’(아래 조사단)은 20일 삼성전자 화성공장을 방문했으나 현장조사를 거부당했다. 현장조사를 시행하려는 조사단은 이를 막아서는 삼성전자 측과 1시간 40여분 가량 대치하다 철수했다.

조사단은 지난 1월 27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경기도의회 의원과 지역주민을 포함한 민간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조사단은 화성사업장 사고현장이 관련법의 규정에 따라 적합하게 관리되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고, 불산이 사업장 밖으로 유출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시료를 채취하여 삼성전자와 함께 불소화합물의 검사를 의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환경부와 고용노동부의 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공동조사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조사단의 현장조사와 사과 관련 직원 면담 일체를 거부했다.

  불산누출 사고 조사를 위해 삼성전자 화성공장을 방문한 조사단에게 삼성전자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출처: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의 민관합동조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조사단은 삼성전자에 불산 누출사고 당시 CCTV 영상,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 CCTV 영상, 고용노동부의 공정안전보고서 심사결과서, 화성사업장 위기대응매뉴얼, 현장에 투입된 STI서비스 직원의 소속과 이름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경찰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또한 지난 15일 ‘현장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도의회의 공문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측은 ‘19일과 20일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및 환경부 합동조사를 받고 있다’며 현장방문 및 면담을 재고해 달라고 통보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공동조사뿐만 아니라 사고현장 방문을 공식적으로 거부하자, “조사단은 삼성전자의 현장방문 거부는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거부한 것으로 규정하며 삼성전자가 여전히 은폐와 축소를 기도하고 있음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조사단장인 권칠승·조광명 의원은 “지난 1월 31일 불산 누출사고 관련하여 화성시 반월동 주민설명회에서 경기도의회 민관합동조사단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2월 20일 오전 동탄1동 주민대표단과 간담회에서도 삼성전자 내 식물 등 시료채취 협조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파기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한편, 조사단은 조사결과를 오는 27일에 1차 발표할 예정이며, 3월 14일까지 활동을 벌인 뒤 최종 결과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진상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