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회찬 부인’ 아닌 ‘김지선’”...노원병 출마 선언

김지선 후보, 자신의 사명 내세우며 지역구 세습 논란 정면 돌파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당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9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정의당 지도부들과 함께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한 김지선 후보는 자신의 배우자인 노회찬 공동대표의 궐위에 따른 지역구 세습논란에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사회운동의 길을 걸은 자신은 노회찬 대표와 부부지만 자신의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지선 후보는 진보정의당 최고위원회 전략공천을 받고, 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전국위원회 찬반 투표에서 총 53명(76%) 중 50명(95%)의 찬성으로 후보 인준을 받았다.

[출처: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출마선언을 통해 “노회찬 대표는 저와 함께 25년을 살아 온 존경하는 동반자”라면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지역구 세습 논란을 비껴가지 않았다.

김 후보는 “노회찬 대표가 저의 삶을 대신 살 수 없는 것처럼, 저 역시 노회찬 대표의 대리인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며 “저에겐 제가 살아온 길이 있고 제가 가야할 길이 있다”고 노동운동과 지역운동을 해 온 자신의 길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심상정 의원은 “진보정의당은 김지선 후보가 노회찬 대표의 부인이라서가 아니라, 노동, 여성, 지역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노원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서 추천했다”며 “노회찬이라는 훌륭한 남편을 둔 것은 김지선 후보의 아름다운 이력가운데 사이드메뉴에 불과하며, 노회찬 대표가 김지선 후보님보다 더 먼저 한 것은 국회의원직 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김지선 후보도 자신이 살아온 길을 두고 “가난으로 열여섯 나이에 공장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참담한 노동현실 속에서 온 몸을 내던져 노동자들을 권익을 위해 싸워왔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성차별과 가정폭력에 신음하던 여성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여성인권운동의 일선에서 일해 왔고, 노원구 상계동의 지역공동체를 일구는 생활정치인으로 살아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의 출마는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고, 더 정의롭고 인간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저의 신념과 이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따른 것”이라며 “저는 오늘 그 누구의 배우자가 아닌 김지선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김지선 후보는 노원병 출마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김 후보는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 정권이 출범했지만 낡은 정치체제와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은 여전히 높고 새 정치에 대한 바람은 뜨겁다”며 “새얼굴이나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새 정치냐”고 대선당시 의원정수 조정 논란을 일으킨 안 전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안 전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안 전 교수에게 양보해 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40여 년의 세월동안 노동자와 여성을 위해 살아온 제 삶에 부끄럽지 않게,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정치를 보여드리겠다”며 “진보정의당의 후보로 진보정의당의 새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여러분께 제시해 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노원(병) 보궐선거는 안기부X파일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국민법정이 되어야 한다”며 “그래서 4월 24일은 거대재벌과 부도덕한 권력에 의해 짓밟힌 정의를 바로 세우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출마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김지선 후보의 본격적인 출마 선언에 이어 안철수 전 후보가 11일에 국내에 돌아와 본격적인 행보를 할 것으로 알려져 노원병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후보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야권단일화 여부가 최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 인지도는 낮지만 이미 예비후보를 등록하고 표 다지기에 나선 이동섭 민주당 노원 지역위원장이나 김지선 후보 모두 오랜 지역 다지기로 지역 내 인지도가 상당한 편이기 때문이다.

김지선 후보 약력

보합여자고등공민학교 졸업
2001년 중졸 검정고시 합격
1955년 인천 출생
2002년 고졸 검정고시 합격
2004년 방송통신대학 입학
2008년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졸업
2009년 사회복지사 2급
2010년 사회복지사 1급

경력: 가난으로 16세 공장취업 /인천 대성목재, 대우전자, 서진악기 등/ 78년 부활절 여의도 새벽예배사건으로 구속

(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노동간사
(전) 인천지역해고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
(전)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
(전) 사단법인 서울강서양천 여성의전화 회장
(전) 서울여성의전화 부회장
(전) 영등포구치소 교정행정자문위원회 위원
(현) ‘함께걸음 의료생협’ 이사
(현) 마들주민회 운영위원
(현) 사단법인 오늘의여성 이사
(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지도위원
(현) 진보정의당 당원

- 수상경력 : 여성인권운동으로 국무총리상수여 (이해찬 국무총리)
-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