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점거운동 ‘빚파업’ 프로젝트, 개인채무 150억원 청산

기부금 4억2천만원으로 150억원 부채 구입 뒤 청산

월가점거운동 활동가들이 “99%를 옭아매는 빚에 억눌린 이들”의 부채 약 150억원을 구매, 이를 청산했다.

12일 <가디언>에 따르면, 월가점거운동(OWS)으로 시작된 프로젝트 조직 “빚파업(Strike Debt)” 활동가들이 오는 15일 결성 1년을 앞두고 그동안 기부로 모은 40만 달러(약 4억2천만원)로 개인 채무 1,500만 달러(약 150억원)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구매, 이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빚파업 모임이 3번에 걸쳐 최저로 떨어진 가격으로 구매한 채무는 미국 45개 주에서 2,693명이 진 빚이다. ‘롤링주빌리(Rolling Jubilee)’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이 운동은 빚 탕감 운동이자 ‘탐욕’의 금융시장에 대한 시민교육운동으로 지난해 11월 15일 시작했다.

[출처: http://www.theguardian.com/ 화면 캡처]

빚파업 운동은 “경제적 정의와 민주적 자유를 위해 싸우는 빚 저항가들의 전국적 운동”으로, 활동가들은 미국 채권유통시장에서 수금원(debt collector)이 은행에 묶여 있는 개인 빚을 최대 100분의 1의 비율로 살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이 같은 운동을 벌였다.

미국에서는 은행이나 대출기관에 신용카드 채납금, 대출금과 의료보험료를 지불하지 못할 경우, 이 부채를 제3자에 판매해 손실을 줄인다. 일반적으로 1달러 당 5센트로 거래되며 수금기업은 개인 채무자로부터 빚을 되찾아 이윤을 낸다.

빚파업 운동에 참여하는 앤드류 로스 뉴욕대 사회문화연구대 교수는 “1,500만 달러는 채권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에서는 아주 작은 물방울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 목적은 몇몇 이들을 돕는 것 외에 유통시장에 대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편지를 받았지만 진짜 승리는 부채시장 속성에 대한 지식을 전파한 것이었다”며 “수금기업이 부채를 아주 싼 가격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을 소수만이 알고 있지만 채무자들도 안다면 이들 심리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빚파업이 사들인 개인 채무 1,500만 달러 중 1,350만 달러는 의료비 부채에 해당한다. 로라 한나 활동가는 “누구도 병 때문에 빚지거나 파산해선 안 된다”며 “미국에서 파산자의 62%는 의료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빚파업 활동가들은 금융기관의 채무가 99%를 옭아매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저항을 조직해 왔다. 미국 가계의 77.5%는 빚을 지고 있으며 학생 등록금 빚은 1조 달러를 넘어섰고, 미국인의 7명 중 1명은 채권자로부터 추궁 당하고 있으며 개인 평균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4%다.

빚파업 조직은 오는 15일 결성 1주년을 맞아 부채 총회와 함께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를 자축하는 댄스파티 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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