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표적감사 ‘자료 조작’ 증거 나와

서비스 기사 ‘부정, 부실’로 내몰려...“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조합원에 대한 업무 자료를 ‘조작’해 ‘표적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서비스센터 노조 조합원 표적감사를 통해 노조파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협력업체 천안티에스피) AS기사 김 모 씨는 최근 사측으로부터 표적감사를 당해 모두 109만6577원의 비용을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서비스는 2010년부터 3년 치 업무자료를 가지고 김 씨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고, 이중 7건을 자재허위계리, 임의무상처리 등 부정, 부실로 처리했다.

김 씨는 표적감사에 항의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도중 사측이 ‘자료 조작’을 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2010년 4월 26일 천안 00초등학교 교무실 대형복사기 정착기, 드럼 수리 건이다.

  AS기사 김 모 씨는 최근 사측으로부터 표적감사를 당해 모두 109만6577원의 비용을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김 씨의 건당 표적감사 내용.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천안 00초등학교 건이다.

김 씨는 당시 SCX-7600PG 모델 복사기 정착기와 드럼을 수리하고 고객에게 79만6천원을 받아 삼성전자서비스에 입금했다. 하지만 사측은 3년 전 자료를 가지고 와서 김 씨가 당시 다른 복사기 모델의 드럼으로 잘못 교체해 20만6천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사측은 표적감사를 하면서 자재(복사기 부품)를 어디에다 썼는지, 다른 곳에 사용한 것 아닌 지 추궁했다. 쉽게 말해 내가 20만6천원의 부정, 부실을 저질렀다는 것이다”며 “이해가 되지 않아서 ‘본사에서 자료를 수정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품을 잘못 사용했다면, 고객이 어떻게 지금까지 제품을 사용하겠는가”라며 “더욱이 초등학교 복사기는 대형 복사기였고, 사측이 부품을 잘못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복사기는 A4전용 복사기이다. 부품을 잘못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00초등학교 측도 김 씨가 복사기 정착기와 드럼을 수리했고, 79만6천원을 지급했다는 내용 증명을 19일 발급해줬다.


김 씨는 “사측이 해명을 요구해 나는 감사원인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직원과 함께 00초등학교로 가자고 했다”면서 “하지만 사측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해명할 부분이 아니라 사측이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특히 김 씨는 삼성전자서비스 내부 전산망을 통해 자재 사용을 검색한 결과 사측이 자료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복사기 부품을 잘못 사용했다고 짜깁기하기 위해서는 사측이 79만6천원의 금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해당 부품의 금액을 이후 부풀려서 재 기입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사측이 주장하는 복사기 부품 SCX-D6345A, SCX-R6345A는 2010년 당시 각각 14만5200원, 25만4100원으로 모두 39만9300원이다”면서 “하지만 사측은 관련 부품을 각각 35만4천원, 41만2천으로 기입해서 79만6천원으로 맞췄다”고 주장했다.


표적감사로 재정압박, 노조탈퇴 종용
“삼성은 최종범 열사에게 사죄하고, 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AS기사들은 김 씨와 마찬가지로 표적감사로 재정적 압박은 물론, 노조 탈퇴 종용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료 조작 증거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씨는 “00초등학교에서 내용증명을 발급해주고, 내부 전산자료가 남아있었지만, 다른 표적감사 건의 경우 벌써 몇 년 전 일이기 때문에 고객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업무감사는 한 해 자료를 가지고 1년에 두 번 진행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 7월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설립되고 나서 전국적으로 노조 조합원에 대해서 3~5년치 자료를 가지고 표적감사를 진행했다.

천안센터의 경우 8명이 표적감사를 당했는데, 모두 노조 조합원이다. 지난 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도 사측의 표적감사에 시달려왔다. 경기도 김포센터는 사측의 표적감사로 20여명이 노조를 집단 탈퇴했다.

박성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일부 지역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 팀장이 표적감사 자료를 가지고 집집마다 찾아가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면서 “또한 노조 탈퇴서를 함께 들고 다니면서 표적감사 대상에서 빼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는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주 부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사는 기억할 수도 없는 자료를 가지고 자료 조작을 통해 노조파괴 공작을 펴고 있다”며 “당장 최종범 열사에게 사죄하고,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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