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LO와 대립하나...“전교조 법외노조화 옳지 않아”

ILO결사의 자유국 카렌 커티스, “ILO협약 지켜야”

한국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한 ILO 노동자위원회의 비판 성명을 ‘비공식 성명’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ILO가 “ILO 결사의 자유국이 (해고자 조합원 자격 인정) 관련 개정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것은 실효 효과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강행하면서, ILO노동자대표단 의장은 지난 1일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해당 규탄성명이 노사정 3자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 ILO 이사회의 한 조직인 노동자대표단이 발표한 비공식적 성명일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ILO 결사의 자유국 카렌 커티스 국장은 “결사의 자유국에서는 분명히 이 문제에 대해 지난 몇 년째 살펴왔고 또 관련 개정을 여러 차례 권고도 한 바 있다”며 “결사의 자유국은 분명히 노사정 3자로 이루어진 기구이다. 다시 말해 결사의 자유국에서 관련법에 대해 한국 정부에 비판하고 또 개정을 권고했다는 것은 노사정 합의로서의 실효 효과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카렌 커티스 국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ILO에서는 분명히 관련 노동법(정부가 조합원 자격을 규정하는 법)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개정을 요구해 왔다”며 “한국정부에서 ILO 협약을 승인한 만큼, ILO가 규정하고 있는 바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또한 그 법 자체가 이미 국제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법이고 개정 요구가 여러 차례 있어왔다는 점에서 그 법을 근거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정부가 ILO에 가입한 1991년 당시에도 여러 가지 우려 사항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고지를 했고. 또 97년에 한국에서 노동법을 개정했을 때도 역시 결사의 자유국에서 관련된 사항들을 점검했다”며 “검토 결과 우려가 되는 부분이 발견됐다. 가장 대표적인 게 노조 차원에서 노조의 회원자격이나 구조, 기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규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었으며, 그 때부터 계속 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ILO에 한국정부를 제소할 경우, 노사정으로 구성된 ILO 총회에서 한국정부의 최종 패소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다. 카렌 커티스 국장은 “공식적으로 결사의 자유국을 대표해 어떤 공식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과정에서 이 조항이(해고 조합원 자격 배제) 근거로 사용됐다면 당연히 이 문제는 그에 따라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3일, 전교조가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해당 판결에 불복해 재판부에 즉시항고했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1심 본안 변론기일이 다음달 17일로 지정된 상황에서 즉시항고를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용노동부는 학교현장의 혼란은 안중에 없으며, 오직 전교조를 법 밖으로 내몰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렌 커티스 국장은 “현재 전교조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덕분에 아직까지는 합법적인 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이 최종결정을 내릴 때도 결사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이를 명심하고 최종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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