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도 안 지키는 삼성이 최종범을 죽였다”

주말 곳곳 삼성 규탄 집회...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교섭 두고 공방

이번 주말 전국 곳곳에서 전국금속노조 각 지역지부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주최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 삼성전자를 규탄하는 집회가 연이어 열린다.

22일 오후 4시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오후 6시30분 서대전센터 앞에서 중부권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들이 모였다. 같은 날 오전 11시 전북권 노동자들이 정읍센터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


23일 낮 12시부터 울산, 양산, 창원 등 남부권 AS기사들이 연이어 항의 집회를 열고, 오후 7시 경북 경주센터에서도 집회가 열린다. 또한 같은 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22일 오후 4시부터 천안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에게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천안센터 인근을 행진하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규탄했다. 최종범 열사는 23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정원영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최종범 열사가 차디찬 냉동고에 갇힌 지 23일째다. 아직 돌도 안 된 열사의 딸아이는 이제 조금씩 아빠가 생각나는지 칭얼댄다”며 “그런데 살인기업 삼성은 아직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이어 “삼성이 서비스 1등을 강요하고, 협력사가 공조하면서 AS기사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인격유린을 당해왔다. 최종범 열사는 삼성 마크만 달로 위장도급으로 노예처럼 일하며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반드시 민주노조 세워내고, 추악한 삼성이 제대로 기업 경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최좀범 열사의 한을 푸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인 서쌍용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2003년 현대차에 입사해 야근, 특근해도 4대 보험료 빠지면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았다.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임금인상을 통해 조금씩 노동조건을 바꿔왔다”며 “현대차 정몽구 회장, 삼성 이건희 회상을 상대로 한 싸움은 만만치 않다. 노동자가 단결해야 승리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혁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삼성은 당장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열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최종범 열사는 유서 마지막에 동료들에게 ‘부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최 부지회장은 그러면서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을 보면, 노조를 사전에 막고, 고사시키라고 했다”며 “그런데 최종범 열사가 어떻게 버티겠는가. 최종범 열사는 삼성에 의한 타살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와 삼성은 사태해결을 위한 교섭 요청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 고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는 21일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사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삼성이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12월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와 대책위는 △최종범 열사에 대한 공개사과 및 책임자 처벌 △표적감사와 노동조합에 대한 차별 대우 등 노조 탄압 중단 및 재발방지 △건당 수수료제도 폐지와 월급제 도입, 생활임금 보장 방법 △최종범 열사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을 요구했다.

관련해 삼성전자서비스는 22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노조가 당사에 교섭을 요청하고 있으나 교섭에 참여할 당사자는 고인과 근로관계에 있던 협력사 삼성TPS(주)가 되는 것이 맞다”며 “당사는 해당 협력사가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교섭사항들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권유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22일 삼성전자서비스가 교섭 공문 회신을 통해 ‘교섭을 해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는 26일 오후 2시 2차 노사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삼성전자서비스에 보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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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근로기준법 , 삼성전자 , 최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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