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4주년, 전국에서 월성 1호기 폐쇄 요구

천주교, ‘핵발전소 연장운전 금지 서명운동’ 10만 명 넘어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4주년인 3월 11일, 한국에서는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월성 1호기 등 낡은 핵발전소를 폐쇄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1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1만 5천여 명이 참여한 ‘월성 1호기 폐쇄 2차 국민선언’이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표결 처리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은 “누더기 결정”이라며, “일사천리로 4월에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겠다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계획은 국민의 안전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명 끝난 월성 1호기의 폐쇄를 정부가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회가 원안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뿐 아니라 월성 1호기가 있는 경북 경주와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과 선언 발표가 잇따랐다.

원안위는 2월 27일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허가를 결정하면서, 2012년 11월 월성 1호기 설계수명이 끝나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원자력안전법 기술기준에 따라 계속운전 심사를 진행했고, 후쿠시마 사고 같은 재해에 대비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3월 11일 오후 청년초록네트워크 회원들이 홍대 걷고싶은거리에 "후쿠시마, 기억하고 있습니까"라고 쓴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출처: 지금여기 강한 기자]

한편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에서는 청년초록네트워크 주최로 후쿠시마 4주기 추모행진 행사가 열린다. 안현진 청년초록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후쿠시마 참사는 한국의 세월호참사와 같이 충격을 주는 사고였지만 4주기가 된 지금 많은 사람이 그 참사의 의미와 교훈을 잊은 것 같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안 위원장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과 대지진으로 구조, 대피가 지연되면서 50여 명이 숨진 후타바 병원의 예를 들며 “참사가 났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이 후쿠시마 사고 4주기 논평에서 낡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고리 5, 6호기 등 새 핵발전소 건설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은 11일 오전 대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사고 4주기를 맞아 대전의 원자력 시설 안전대책도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위원은 대전에 있는 한전원자력연료가 전국 원전에서 쓰는 모든 핵원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소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2004년 4월부터 거의 해마다 사고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치된 잔해 너머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가 흐릿하게 보인다. [출처: 시바타 기요시]

새누리당과 정부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4주기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진행한 ‘노후 핵발전소 연장운전 금지법안 마련을 위한 천주교 입법청원 서명운동’에는 10만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가 참여했다. 지난 2014년 12월 정평위는 서명운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미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 고리 1호기를 연장하여 가동하려는 움직임은 생명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평위 담당자는 3월 1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서명운동에 참여한 본당 신자, 사제, 수도자가 모두 10만 1,076명이며, 서명 결과 발표나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지금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