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 이유로 설립 취소할 수 없다"

노동부 용역연구진 "현행법상 불가능"… 전교조 "현 정부의 위법 증거"

  전교조는 2013년 10월 24일 '노조 아님'을 통보한 노동부 규탄기자 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권은 노동탄압 정권으로 세계노동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교육희망 윤근혁 기자]

고용노동부가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이유로 행정관청이 노조를 설립 취소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용역보고서를 만든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연구를 진행한 노동부가 정작 전교조에 대해서는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이유로 설립을 취소해 위법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가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펴낸 '노동조합 설립신고제도 개선 및 민주적 운영 제고방안' 보고서는 '2013년 10월 전교조에 대한 설립 취소 통보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노동부는 정책연구비 4000만원을 들여 만든 이 보고서를 2009년 8월 완성했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교육희망>에 건넨 이 보고서(연구기관 국제노동법연구원)는 "노조 설립 이후 노조의 규약이 위법한 경우 행정관청의 조치는 그 시정을 명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면서 곧바로 다음처럼 강조했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에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하고 있는 경우, 행정관청이 그 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증 교부를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노동부는 이 보고서가 나온 지 4년 만에 '노동자가 아닌 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대해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2009년 이후 노동부는 용역연구진이 지적한 법 조항이 개정된 바 없는 데도 그렇게 한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해고자의 노조 임원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노조법에 대해서도 "ILO는 조합활동가를 해고함으로써 조합활동을 못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조합적 차별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니 해당 법규를 폐지할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면서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은 전국적인 규모에서 조합활동을 행하기 때문에 그 임원을 반드시 조합원으로 한정하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장기적으로는 법에 의한 조합임원의 자격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교조는 전국 규모의 조합원들이 모인 연합단체 성격의 노조다. 당시 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가 만든 이 보고서에 대한 연구결과물 평가 결과서를 보면 노동부 스스로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선진국의 법제로부터 우리나라의 노사관계에 적합한 방안을 도출하려 했다"면서 "연구 결과에 대한 정책 함의와 시사점이 매우 높다"고 공식 평가했다.

이와 달리 지난 18일 노동부 관계자는 "정책용역보고서는 내용의 줄기를 잡는 초기 단계에 해당 부처 직원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보통"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보고서는 노동부 공식 견해는 아니며 정책연구자료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김민석 전교조 법률지원실장은 "전교조에 대한 설립취소가 위법이란 사실을 당사자인 노동부의 정책연구진조차도 공식 시인한 보고서"라면서 "해당 보고서를 헌법재판소에 증거자료로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 설립 취소에 대한 서울고법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접수한 헌재는 지난 해 12월 29일 이를 받아들인 후 전교조에 의견서를 낼 것을 통지한 바 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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