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는 뻥 파업 아닌 벼랑 끝 시점...쟁의권 따질 겨를 없어”

1만 공공노동자 종로 뒤덮고 노동개악 중단 경고 파업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등 민주노총 소속 공공노동자 1만여 명은 15일 대학로에 모여 ‘쉬운 해고-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저지 파업대회’를 열고 종로를 거쳐 청계천까지 행진했다.



이날 파업 대회엔 가스공사지부 800명, 의료연대 본부 울산대병원분회 1,000명이 파업에 돌입하고 참석했으며 국민연금공단지부 3,800명, 철도시설공단노조 800명 등이 조합원 총회를 통해 대회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전국철도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등 공공 기관노조들이 간부파업을 벌이며 대학로에 모였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정책 중단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강압 및 성과연봉제, 퇴출제 추진 중단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선 공약 연내 완전 이행을 요구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11월 14일 정권과 맞선 총파업의 불씨를 품은 20만 총궐기를 반드시 성사시키자”며 “뻥 파업이란 소리만 남기고 모든 걸 다 잃을 수는 없다. 다른 산별 눈치 볼 때가 아닌 결단이 요구되는 벼랑 끝 시점”이라고 아래로부터의 총파업 조직을 호소했다. 이어 “말로 하는 파업이 아니라 철도가 서고, 전기와 가스가 꺼지고, 버스와 화물이 멈추는 총파업을 준비해 달라”며 “지금은 쟁의권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겨를이 없으며, 쟁의권 없는 파업을 해야 하는 공포를 모든 대표자 동지들의 결단으로 이겨내고 진짜로 한 번 총파업을 해보자”고 강조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악의 진실이 알려지고 저항이 확산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경고파업으로서 파업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청와대까지 나서 파업대회를 무산시키려는 협박과 회유, 분열공세가 있었지만 파업대회를 성사시켰고 일부 사업장에선 협상의 진전도 있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날 건강보험노조 사측은 노조 파업을 하루 앞두고 전향적인 단체협상 안을 제시해 노조는 파업을 일단 보류했다.

조상수 위원장은 “노사정 야합 이후 한 달 만에 민주노총 지침에 따른 파업대회를 통해 공공노동자들이 노동개악의 희생양을 거부하고 선봉에 나섰다”며 “연말까지 노동개악을 선도하기 위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공공노동자들의 총파업에 직면할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회를 마친 공공노동자들은 대학로에서 종로를 거쳐 청계천까지 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정부의 공공부문 탄압을 설명했다. 노조는 청계천 모전교 위에서 정리집회를 열고, ‘재벌 세상 나쁜 정부’,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이라고 적힌 대형 구조물 화형식을 진행하고 해산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독자

    파업은 좋지만, 거리에서 충돌은 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상입는 사람도 있고 몇 만 명 규모의 가두집회는 그냥 모이는 것 정도로도 상징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소모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춰, 오는 11월 초 민중대회도 평화적으로 진행하고, 실질적인 파업 등,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충돌 대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뻥파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다가 괜히 가두집회에서 불필요한 급진주의 등을 표방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