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현대중공업 정문 건너편 농성장에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하창민 지회장과 조합원이 단식 농성하고 있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사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럽 원정을 앞둔 현대중공업 하청노조가 2일 현대중공업 정문 건너편 농성장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지난 4월 임금을 체불하고 갑자기 폐업한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케이티케이(KTK)선박 소속 노동자의 농성이 200일이 넘게 길어지고, 지난 9월 2일 하청노동자 고 이정욱 씨가 사고를 당하고 결국 숨을 거둔 뒤 아직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나서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어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결단이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하는 문제는 계속 있어온 문제로, 지난해만 하청노동자 13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올해만 벌써 3명이 사망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현대중공업이 해결할 수 있는 ‘인재’인데도 나서서 해결하지 않고 있어 산재 사고가 재발한다고 비판해왔다.
하청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하창민 지회장과 현재창 조합원은 단식에 돌입하며 “(지난 4월 폐업한 하청업체) 케이티케이(KTK)선박이 먹튀폐업 해 임금을 떼이고 길거리로 나앉은지 200일이 넘었다. 산재로 사망한 고 이정욱 노동자 유족과 함께 투쟁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며 “그런데 원청업체 현대중공업은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고 이들의 절규에도 묵묵부답”이라고 꼬집었다.
하창민 현대중공업하청지회장과 현재창 조합원은 “그동안 많은 투쟁을 했는데도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유럽 원정투쟁을 앞뒀지만 하루하루가 절박해서 곡기를 끊고 투쟁하려고 한다”고 단식 이유를 밝혔다.
하창민 지회장과 현재창 조합원은 또 “곡기를 끊고 유럽 원정투쟁에 나선다고 그(원청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장벽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청노동자들이 연이어 숨지고 (하청업체 구조조정과 먹튀폐업으로) 수천 명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쫓겨나는데 작은 몸부림조차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하청업체 케이티케이선박 먹튀폐업 문제와 산재사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원청업체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가 겪은 문제를) 직접 책임지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현대중공업을 비판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오는 15일 유럽으로 출국한 뒤 16일부터 21일까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현안을 들고 유엔기업인권포럼에 참가하고 국제노동기구에 제소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 선주사와 투자사에 항의방문도 할 계획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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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우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