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고 황유미 씨 9주기 추모 문화제...반올림, 3월 한달간 추모행동

2007년 3월 6일, 23세의 유미 씨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 이후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각종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고, 암과 희귀질환 죽어간다는 참혹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한 죽음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2007년 11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만들어졌다.


9년이 흐르는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공장에서만 무려 223명의 직업병 피해제보가 반올림에 접수됐고, 이중 76명은 사망했다. 반올림은 고 황유미 9주기 및 76명의 억울한 죽음을 추모하고 삼성직업병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기 위해 3월을 “추모의 달”로 선포했다.

피해자들의 요구를 계속 외면하는 삼성에 맞서 반올림과 피해자가족들이 농성에 돌입한지 150일되는 3월 4일 저녁, 반올림은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고 황유미 9주기 및 삼성전자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4.16가족합창단은 노래공연으로 마음을 나눴다. ‘시찬아빠’ 박요셉 씨는 “여기 와서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가슴 아픈 사람들이 또 다른 가슴 아픈 사람들과 함께하려 한다”며 같은 유가족으로서 슬픔을 함께 나누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그러냐, 지겹다’고 하지만 여기 있는 우리는 아직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동동거리는 발걸음들이 쿵쿵거림이 되어 삼성과 이 나라를 움직이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는 “삼성 노동자들이 이렇게 많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를 막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지금 정부는 치졸한 정부다”며 “삼성도 똑같다. 자기 회사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가 죽었는데 책임회피나 하는 것은 기업답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와 삼성을 비판했다. 이어 “삼성 노동자는 자기 동료가 죽어갈 때 ‘나만 안 걸리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외면할 것이 아니라, 함께 연대해야한다. 노동자가 노동자답게 말 할 수 있을 때 건강과 안전이 지켜진다.”고 당부했다.

반올림은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사과・보상 문제에 대한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도록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반올림은 3월 한 달 동안 서울 강남역 8번 출구 삼성전자 홍보관(딜라이트관)앞에서 △피해자들의 연좌시위 △추모의 거리 조성 △3개 종교계 추모 기도회 △삼성전자 산재사망노동자 추모문화제 △ 영화제, 사회인사 토론회, 연대 집회 등을 계획 중이다. 자세한 일정은 반올림 홈페이지 (http://cafe.daum.net/samsunglabo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말

박병남 기자는 뉴스셀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셀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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