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동자 우울증 고위험군 43.3%

심리치유사업단 “2015년 지표 최악 수준”

노조파괴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우울증 고위험군은 지난 해 무려 43.3%다.

충남노동인권센터 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이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아산, 영동) 조합원 가운데 268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 해 우울증 고위험군이 43.3%라고 밝혔다. 우울증 고위험군은 2012년 조사대상 인원 126명 대비 42.1%에 이어 2013년 209명 대비 44.8%, 2014년 187명 대비 41.1% 등 줄곧 40%를 넘었다.

보건복지부가 전 국민을 상대로 5년마다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2011년) 결과 주요 우울장애를 가지고 있는 국민의 비율이 6.7%라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하는 다른 사업장과 비교했을 때도 높았다. 충남지역 장기투쟁사업장 2곳 23.1%, 비정규직사업장 1곳 28.6% 대비 유성기업은 43.3%다. 반면 유성기업과 같이 자동차부품사이며 비슷한 인원 규모와 남녀 노동자 비율을 가진 기준 집단인 충남의 A사업장 노동자들의 우울증 등 고위험군은 12%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누적되고 만들어진 불안을 의미하는 ‘특성불안’ 고위험군도 2011년 이전 대비 높아졌고,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사회심리 스트레스 고위험군 비율도 급격하게 증가해 지난 해 64.5%로 나타났다.


외상후 스트레스 고위험군은 2012년 52.4%에서 2013년 60.5%, 2014년 41.2%, 2015년 53.6%로 절반 이상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두리공감의 장경희 활동가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보통 시간이 지나면 낮아지는데, 유성기업 노동자의 경우 증가하는 상황이다. 노조탄압 등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육체적인 건강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사회복지사와 비교하면,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직무요구’를 제외하고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보상부적절’ 등 항목이 두 배가량 높았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로부터 소외된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노조탄압이 가족과 동료 등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노동자들은 2011년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부모와 배우자와의 관계는 개선되거나 악화된 비율이 비슷한 반면, 친지와 이웃, 동료와의 관계는 악화된 비율이 높았다.

2011년 노조파괴 이후 기업과 국가에 대한 신뢰는 각각 98.1%, 90%가 악화됐다고 대답했다.

두리공감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의 심리 정신건강은 위기상태”라면서 “지난 4년간 정신건강 고위험군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2015년 현재 지표는 최악의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장경희 활동가는 “사회심리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에서 고위험군이 급속하게 증가했는데 가장 큰 요인은 노조파괴, 노사갈등 사태의 장기화”라면서 “사회적 돌봄은 물론 유성기업 측 탄압을 중단하기 위한 공동행동이 모색돼야 한다”고 전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사에 참여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40대가 54.1%로 가장 많았으며 30대(22.9%), 50대(15.8%)가 뒤를 이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 충청 현장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 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재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