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투쟁대책위 구성

금속노조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투쟁대책위 구성

전국금속노조와 유성기업지회, 민주노총 세종충남, 충북지역본부 등 노동계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으로 노조 간부를 역임한 ‘한광호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고인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선출직 임원이 위원장을 맡은 열사대책위는 18일 오후 12시 30분 유성기업 충북 영동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구와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개인의 죽음이 아닌 노조파괴에 의한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열사대책위는 “유성기업은 한광호 열사 죽음의 원인인 노조파괴를 즉각 중단하고, 재발 방지해야 한다”면서 “노조파괴와 가학적 노무관리를 감독해야 할 노동부는 늦었지만 제2의 한광호 열사가 나오지 않도록 정신건강 피해에 대한 역학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측에게 대책위는 △노조탄압에 따른 한광호 열사 죽음에 대한 사죄 △노조탄압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노조탄압에 따른 정신건강 피해자 심리 치료 △유가족 배상 등 4가지를 요구했다.

노동부에는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노무관리 피해에 대한 역학조사 실시(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노동부 추천위원과 금속노조 추천위원 공동 참여)를 촉구했다.

‘사회적 타살’과 관련해선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2011년 5월 18일 이후 6년 동안 편하게 웃으며 일할 수 없었다”면서 “감독 현대차, 극본 창조컨설팅, 주연 유성기업, 조연 검찰-경찰-노동부가 만든 노조파괴의 검은 그림자는 노동자들의 몸과 정신을 갉아먹었다”고 밝혔다.

2011년 ‘밤에는 잠 좀 자자’며 야간노동 철폐를 둘러싸고 시작된 유성기업 노사갈등은 같은 해 5월 18일 사측이 직장폐쇄(법원 ‘불법 직장폐쇄’ 판결)를 하고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모는 과정에서 창조컨설팅이 기획하고, 현대차가 개입한 문건이 발견돼 노조파괴 공작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차 개입과 관련해선 최근 검찰 수사기록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유성기업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완성차의 노조파괴 개입 의혹에 대해 검찰, 경찰이 6년 동안 회사 봐주기용 편파 수사했다는 지적이 계속돼,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검찰이 유성기업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는데 반대로 법원이 재정신청 인용 결정을 해 만 5년 만에 유시영 대표 등 사측 관계자 8명이 법정에 섰고, 아직 관련 재판이 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때문에 유성기업지회는 “대놓고 불법행위를 했던 사용자들에 대한 처벌은 검찰의 부실∙편파수사로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사측의 탄압에 날개를 달아주었다”면서 “계속된 노조파괴 공작과 무차별 징계, 고소고발 등이 한광호 조합원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한광호 조합원은 1994년 입사해 묵묵히 일하면서도 조합원들이 요구하면 가장 힘든 시기에 노조 간부를 맡아 투쟁하던 사람”이라며 “잦은 징계로 우울증으로 상담치료를 받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무단결근을 했다면 출근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고인은 죽음의 공장에서 살기위해 투쟁하고 일하고 분노해도 해결되지 않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본 원인은 노조파괴이며 이를 부추기는 현대차, 이를 비호하는 노동부, 검경이다”고 했다.

금속노조 함재규 부위원장은 “이젠 노조파괴의 시대를 끝내자”면서 “현대차가 개입한 노조파괴에 대해 다시 전국 전선을 모아내자”고 강조했다.

한광호 열사는 17일 오전 6시 40분께 충북 영동군 양산면 한 공원서 트럭기사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측이 근무와 관련한 징계위원회 개최 전 사실조사 출석요구서를 고인에게 발부한 지 7일 뒤다.

열사대책위에 따르면, 사측은 2011년 10~11월 사이 견책에 이어 2013년 11월 출근정지 2개월 등 고인을 징계한 바 있다. “사측의 교섭해태, 임금탄압, 차별 등 노조파괴 항의 투쟁”을 한 게 이유였다. 고인은 노조파괴와 노동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측 관계자에게 2013년 8월부터 2014년 1월까지 5차례 고소고발 당했다.

한편, 유성기업지회는 17일 이어 18일 전면파업을 했다. 18일 오전 아산공장 조합원들은 오전 10시 정기 주주총회에 맞서 사내 항의 집회를 열었으며, 기자회견 직후 영동공장에서도 사내 집회와 현장순회 등을 진행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 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 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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