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세월호 참사 2주기, 광화문서 1만 2천 시민 추모제

국회로 입성한 120명 의원들의 약속, ‘진상규명’의 또 다른 시작이 될까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정운 기자]

세월호 참사 100일 째가 되던 날도, 참사 1주기를 맞던 날도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은 4월 16일. 어김없이 또 비가 내렸다. 수 만 명의 시민들은 유족들과 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분향소를, 추모문화제를 찾았다.

오후 7시, 1만 2천 명의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폭우 속 범국민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은 지난 2년간 줄곧 외쳐왔던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상규명 보장하라’ ‘미수습자를 가족 품에 돌려 달라’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광화문 분향소에는 하루 동안 1만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고, 안산 분향소에는 1만 5천 명의 시민들이 방문했다.

  한광호열사 영정사진을 안고 세월호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유성기업 노동자들 [사진/ 정운 기자]

문화제 사회를 맡은 박진 4.16약속국민연대(416연대) 운영위원은 “731일 전인 2년 전 오늘, 하늘같은 생명 304명이 바다에 가라앉았다”며 “우리는 지난 2년간 달라진 사회에서 살기를 원했지만, 사회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오는 6월 말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종료되는 만큼,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요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지난 4월 13일 총선에서 당선된 다수의 야당 의원이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을 약속하면서, 세월호 진상규명에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오늘 내리는 강한 비와 바람은 곧 닥쳐올 새로운 시련을 예고하는 듯하다”며 “하지만 이 시간 이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라는 것을 확인했다. 피해자 가족들도 중심을 잡고 변함없이 가장 앞에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 집행위원장은 “20대 국회에 들어가신 분들 중 120명의 의원들이 특별법 개정, 특검 실시, 선체 인양 및 조사 등을 약속했다”며 “그 동안 약속하셨던 분들은 많다. 이제는 우리가 그 약속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여러분 지역구 의원에게 전화와 문자, SNS 등을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해 채근하고 재촉하고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달라”고 호소했다.

  폭우 속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 [사진/ 정운 기자]

앞서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모든 정당을 상대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4가지 요구를 전달한 바 있다. 특조위의 성역 없는 조사 보장과 특검 실시, 세월호 선체 인양, 세월호 피해자 범위를 민간잠수사 등으로 확대할 것, 중대재해 기업 처벌 등의 요구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새누리당을 제외한 6개 정당(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노동당, 녹생당, 민중연합당)이 이에 흔쾌히 동의했고, 20대 국회에 들어간 120명의 의원이 이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은평갑 박주민 당선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운 기자]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며 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박주민 당선인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 당선인은 “세월호 참사는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문화, 국가와 쓰레기 언론, 권력의 눈치만 보던 수사기관의 적폐와 병폐가 압축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라며 “참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제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비롯한 수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 120명 만 으로는 힘들다. 여러분의 힘을 한 번 더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존엄과 안전에 대한 416인권 선언’을 낭독하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실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416인권선언 실행팀으로 참여한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책임져야 할 자들이 오히려 피해자를 모욕하는 몰염치로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존엄과 안전에 대한 인권선언은 우리가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증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시민들 [사진/ 정운 기자]

한편 이날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오전 10시부터 416가족협의회가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을 진행했으며, 오후 2시부터는 ‘진실을 향한 걸음’이라는 416걷기 행진이 이어졌다.

  세월호 유가족이 단원고 기억교실에서 딸의 사진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 정운 기자]

  행진 중인 세월호참사 2주기 기억식 참가자들 [사진/ 정운 기자]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앞에서 분향을 기다리는 단원고 재학생들 [사진/ 정운 기자]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분향 중인 시민들 [사진/ 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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