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경기420공투단)이 27일간 경기도청에서 농성하고 있음에도 장애인 생존권 10대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기도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태도에 전국 장애인들이 분노했다.

경기420공투단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장애인 200여 명은 8일 오후 3시 국회의사당 근처 이룸센터 앞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 집회를 열었다. 이룸센터는 남 도지사의 10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고자 이도건 경기420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이 7일부터 고공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경기420공투단은 경기도와 남 도지사에게 장애인 이동권, 활동보조 권리, 탈시설 등의 요구를 담은 10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지난 5월 13일부터 경기도청 별관 예산담당관실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기420공투단은 남 도지사, 경기도 실무 담당자와 협의를 몇 차례 진행했다. 그러나 남 도지사는 경기420공투단에 농성 철수 전까지는 협의는 없다고 못박아둔 상황이다.

이에 경기420공투단은 지난 2일 수원역 앞 육교 위에 휠체어를 묶은 채 매달리는 고공 시위를 진행하고, 7일 이 공동집행위원장이 이룸센터 고공 단식농성을 벌이는 초강수 투쟁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이형숙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 상임대표는 “지난 10년간 장애인 생존권을 위해 법 개정, 지역 투쟁, 그것도 안 돼 거리로 나와 투쟁하고 버스 점거해서 경기도로부터 겨우 공문 하나 받았다. 그런데 경기도는 본인들이 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라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남 도지사는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탄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경기도처럼 발달장애인 부모도 지금 서울시청에서 농성 중이지만, 박원순 시장조차 나가면 협상하겠다고 한다. 농성 풀면 협의하자고 한다.”라며 “그런데 농성 풀고 협의가 될 것 같으면 이도건 위원장이 저기 올라갔겠나. 부모도 여기 함께해 장애인 이동권, 지역사회 자립생활이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아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우리가 10여 년간 외쳤던 이동권이 여전히 경기도에서 안 됐다고 호소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경기420공투단이 요구하는) 이것들이 우리의 권리인데도 이를 동정과 시혜로 보는 남 지사는 (장애인 권리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 정치인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선영 경기장차연 활동가는 “이동권, 활보, 교육권 같은 것들을 어떻게 가족들만 책임질 수 있는가. 왜 경기도는 우리의 요구가 부당하고 억지인 양하는 것인가.”라며 “경기도 총 책임자인 남 도지사는 장애인들의 삶이 담긴 우리의 요구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시급한 과제부터 장기 과제까지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경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인 남 도지사가 경기420공투단과 협상에 성심껏 임하도록 새누리당 대표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와 동시에 경기420공투단과 전국 장애인단체 활동가 30여 명은 경기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여의도 버스환승정류장(하행)에서 김포로 향하는 8600번 경기 광역버스를 점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과 충돌 끝에 2시간 30분만인 오후 5시 30분경 강제로 끌려 나왔다.

한편 경기420공투단과 전국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이룸센터에서 오후 7시 고공 단식농성 지지 문화제, 1박 2일 노숙농성을 진행한다.

덧붙이는 말

강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