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성소수자가 청소년에게 유해? 음성 채팅방 개설 막혀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운영정책 미흡으로 불편 끼쳐 죄송”, 재발 방지 약속

음성채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동성애자’, ‘성소수자’ 단어가 들어간 채팅방 개설을 막아 성소수자들의 반발을 샀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8월 24일 온라인 음성채팅 메신저 ‘토크온’ 이용자 A 씨는 동성애자, 성소수자 등의 단어가 포함된 제목으로 채팅방을 개설했다. 그러나 토크온 운영 회사인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A 씨에게 일주일 이용 금지 처분을 내리고 채팅방도 바로 폐쇄했다. A 씨는 회사에 항의했으나, 회사 관계자는 청소년이 모두 볼 수 있는 채팅방에 동성애자, 성소수자가 들어간 단어로 채팅방을 개설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러한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처사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행위였다. 지난 2000년 8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동성애자 웹 커뮤니티인 ‘엑스존’이 당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7조에 따른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라고 결정하면서 이듬해 11월, 홈페이지에 ‘청소년 유해매체’ 표시를 명령했다. 이에 반발한 성소수자들은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였고, 그 결과 2004년 4월 개정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에는 동성애가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서 빠졌다.

나아가 무지개행동은 청소년이 이용한다는 이유로 성소수자 또는 동성애자라는 언어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성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보았다. 무지개행동은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측에 26일 어떤 규정으로 채팅방을 폐쇄하고 개설자를 제재한 것인지를 묻는 서한을 보냈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측은 30일 답변 서한에서 이번 사태가 “토크온 서비스의 건전성 유지를 위하여 불건전하거나 불법적인 대화방 제목은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세부적인 운영정책이 미흡하여 발생한 것으로, 즉시 해당 정책을 보완했다”라며 “앞으로는 동일한 불편을 겪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사과를 환영한다. 이는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규정 적용을 인지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체가 해야 할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해당 정책이 어떤 문제가 있으며,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라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자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부당한 차별을 겪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갈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