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AS 기사, 직접 고용된 것 아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법부 비판 “적극 항소할 것”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6개월 만이다. 법원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에 직접 고용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41 민사부(재판장 권혁중)는 12일 오전 “협력업체 실체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아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근로자 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336명으로 구성된 소송인단은 “협력사는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지시를 전달하는 기관에 불과하며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지휘, 감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실질적 사용자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도급 형태로 직원을 고용해 비용을 줄이고 사용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해왔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도급을 통해 협력업체 직원을 관리한다는 증거는 2013년부터 제시됐다. 삼성전자서비스 정규직 직원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PDA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직접 업무 지시를 내렸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원청이 정해주는 임금을 전달만 할 뿐”이라고 증언했다. 2014년엔 원청이 협력업체 노동자와 사장을 징계하는 등 인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 위장도급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AS 기사들은 각종 위험에 노출돼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6월, 진남진 씨는 안전장치 없이 에어컨 실외기를 수리하다 추락해 사망했다. 지회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건강을 잃는 기사들이 부지기수라고 설명한다.

노조탄압으로 자결한 열사들도 생겼다. 2014년엔 노조탄압과 그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염호석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3년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설립 후 표적 탄압을 받던 최종범 열사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이번 소송은 간접 고용된 다른 수리업체 AS 노동자의 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을 받아왔다. LG, 티브로드 등도 수리를 맡은 협력업체의 고용, 교육, 업무평가 등 관리 감독 전반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도급 판결을 받을 경우 다른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지위도 재정립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한편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번 판결 직후 항소 의사를 밝히며 “사법부가 삼성의 위장도급, 불법파견을 합법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서비스업계에 만연한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항소를 제기할 것이며, 직접적인 정규직 전환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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