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두 번째 집배원 사망…쏟아지는 물량에 일요일도 출근

집배노조, 장시간 중노동 지적하며 인력 충원 촉구

충남 아산 영인우체국 소속 조 모 집배원이 지난 6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자택을 찾은 동료가 조 씨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전국집배노동조합은 부고를 내고 “고인은 돌아가시기 전날인 일요일까지 출근할 정도로 많은 물량에 허덕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45세로, 지병 없이 건강했다.

다만 최근 충남 아산 아산테크노벨리에 1만여 세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 이 아파트단지에는 현재 3천여 세대가 들어와 있고 나머지는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조 씨는 동료 20여 명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돌며 우편물을 배송했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인력 충원이 없어 늘 일손이 부족했고 집배원들은 쏟아지는 물량에 허덕였다고 했다. 최근에 동료 집배원 한 명이 다리를 다치면서 업무는 더욱 늘었다.

조 모 집배원은 ‘장시간 중노동’이라는 집배원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던 사람이었다. 시간외근무수당, 연가보상비를 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장시간 노동 철폐를 위한 현장 투쟁에도 열심이었다.

이종훈 집배노조 조직국장은 늘어나는 사망자와 관련해 집배원 인력 충원을 촉구했다. 이 조직국장은 “택배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인력을 크게 늘려야 하지만 예산을 핑계로 집배원들을 장시간 노동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전한 일터를 책임지지 못한다면 우정사업본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며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명 사망…토요 택배 문제 심각

[출처: 집배노조]

장시간 중노동에 노출된 집배원들의 사망은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18일엔 강원도 화천 하남우체국 소속 김 모 집배원이 중앙선을 침범한 1톤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는 배달물량이 매우 증가하는 설 특별 소통기간으로 비수기보다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27.3시간씩 증가했던 시기다. 집배노조는 “현장에서 소포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이륜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넘어지고 쏟아지는 코피를 막아가며 일하고 있다”며 인력 충원 등 제대로 된 순직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해엔 6명의 집배원이 길에서 사망했다. 집배노조는 토요근무제 도입에 따른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로 보고 있다.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천888시간으로 평균보다 620시간 많다. 거기다 토요 택배가 재개되며 월평균 초과노동시간이 기존보다 약 6시간 늘어나(월평균 76.7시간) 업무 가중은 더욱 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토요 택배가 불가피하다며 인력이 증원됐다고 밝혔지만 집배노조는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집배원들의 장시간노동이 뇌심혈관계질환의 유병률을 19배 높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