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노동자 심박, 일반의 두배…“8명 과로사, 노동 강도 최악”

집배노조, 집배 노동 실태조사 중간 결과 발표

최근 집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집배노동자 작업 시 평균 심장박동 수가 분당 110회로 장시간 중노동 환경이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반 남성의 평균 심박 수는 60~80 bpm이다. 심박 수 측정은 노동 강도 지표로서 육체적 피로도를 정량화하는 연구에 많이 쓰인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의 집배 노동환경 실태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경남 집배노동자들이 작업 시 심박이 106~114 bpm으로 나타났다. 상대강도지수(HRR)은 36~47 수치를 보였고, 모두 적정 기준치를 초과했다. 대사량 또한 분당 6.2~6.9Kcal 소모량을 보였다. 평균 걸음 수는 21,937걸음이었다. 평균 남성의 하루 걸음 수는 7,516걸음이다.

이어 직무스트레스 조사 결과, 고위험군 34.6%, 잠재적 스트레스군 55.7%에 달했다. 반면 건강군은 9.6%에 불과했다. 집배 노동자 다차원 피로 척도는 ‘매우 심함’ 42.3%, ‘심함’ 21%, ‘약간 심함’ 11%, ‘정상’은 26%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도 집배노동자 88%가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났다.

ILO(국제노동기구)에서 제시하는 적정 휴식 시간을 산출한 결과, 집배 노동자는 시간 당 20~38분의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배노조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집배노동자의 하루 적정 노동시간이 4시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재추방운동연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배 노동자는 하루 약 12시간, 월 77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집배노조는 “이런 노동 강도로 2016년부터 집배 노동자 8명이 과로사했다”며 “집배원 과로사 책임자인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을 늘리기는커녕 수치상 노동 시간만 줄이려고 한다. 새로운 미래부 장관은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 기조에 따라 하루빨리 집배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배노조는 고용노동부의 집배 노동 근로 실태조사를 비판했다. 집배노조는 “노동부 조사 결과는 ‘장시간 노동을 개선해야 하지만 법위반 사항은 없다’로 요약된다”며 “노동부는 집배 노동자가 특례업종(근로기준법 59조)에 해당하기 때문에 초과 근무에 제한이 없다고 한다. 관련 법률이 노동권과 인권 보호에 아무런 역할을 못 하고 있는데도 법률 개선은커녕 공무원끼리 봐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은 “노동부의 집배 노동시간 조사는 출퇴근 기록에 따르지 않고, 임금에 따른 노동시간을 책정했다”며 “실제 출퇴근 기록에 따르면 월 77.2시간의 노동을 하고, 매월 20시간의 무료 노동을 하고 있다. 집배 노동자 과로사는 사회적 타살이자 제도의 살인 방조”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11명의 집배원이 자살,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했다”며 “집배 노동자의 초과 노동을 강요하는 특례업종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노동부는 실태조사를 세종지역만 했는데, 경인지역이 집배 노동 환경이 가장 심각하다. 노동부는 전체 집배 노동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전국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배노조는 △우체국 특별근로감독 확대 실시 △노동 시간 특례업종 폐지 △우정사업본부 집배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산재추방운동연합 실태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며, 중간 결과는 부산, 경남 지역 집배노동자 11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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