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성과연봉제 폐지키로…72개 공공기관은 여전히 강행

보훈공단, 내달 1일 성과연봉제 강행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폐기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120개 공공기관 중 48개 기관만 철회 수순을 밟고, 72개 기관은 성과연봉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정부와의 노정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운영위)는 16일 오후 4시 성과연봉제 폐기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공대위는 운영위 의결, 정부 지침 시행 등의 폐기 절차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성과연봉제 폐기는 촛불 항쟁으로 정권을 교체해준 국민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공대위는 16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불법, 강압적 성과연봉제 강행으로 발생한 극심한 노정 갈등을 마무리한 결정”이라며 “성과주의로 노동자를 쥐어짜던 낡은 정책을 넘어선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조상수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과연봉제 폐기 주역인 노동자와 촛불 시민에 감사하다”며 “성과연봉제 핵심은 공공서비스 증진보다 돈벌이 중심 경영에 있었다.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가 들어와 공공기관 파산까지 몰고 갈 지경이었지만, 다행히 폐기 절차를 밟게 됐다. 이제 정치인, 관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공공기관이 아닌 국민, 노동자가 함께 정규직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대위에 따르면, 120개 공공기관 중 48개 기관만이 이달 성과연봉제 폐기하기로 했다. 나머지 72개 기관은 노사합의로 폐기해야 한다. 공대위는 해당 기관들이 폐기를 거부할 경우 성과연봉제 무효확인소송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성과연봉제 폐기 결정에도 보건복지공단은 성과연봉제를 내달 1일부터 강행한다”며 “보훈의료복지공단을 포함한 72개 공공기관 대다수가 노조 팔목을 비틀거나 밀실 야합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시켰다. 이 기관들은 성과연봉제 폐기 결정에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지부는 성과연봉제를 강행한 김옥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지난 5월 96.5% 찬성으로 가결했다. 박민숙 부위원장은 성과연봉제 폐기를 위해 7월부터 총파업, 집회 등의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폐기하는 대신 새로운 임금체계로 직무급제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상수 위원장은 공대위 차원에서 직무급제를 논의하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무급제가 공공부문에서 바람직한 대안적 임금체계인지는 여러 토론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조 위원장은 “공공기관 내부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임금체계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직무급제를 도입한 유럽, 미국 등 국가는 충분한 사회보장 시스템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직무급제는 직무의 가치, 중요도에 따라 직무군을 분리해 임금에 차이를 두는 제도다.

공대위는 정부에 성과연봉제 도입 인센티브 1,600억 원을 비정규직 처우 개선, 일자리 창출 등에 활용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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