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400여 명 첫 파업…“용역 자회사 끝내자”

코레일관광개발, 임금인상 막기 급급…성희롱 은폐까지

KTX 승무원 400여 명이 소속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가 29일 오전 4시부로 파업에 돌입했다.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가 민주노총 철도노조에 가입한 2013년 이래 첫 파업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철도공사가 2006년 KTX 승무 업무를 외주화하기 위해 세운 자회사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 280여 명이 해고됐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29일 서울역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코레일과 용역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은 승무원에게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부당한 차별을 강요했다”며 “코레일은 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3.5% 인상했지만, 하청 KTX 승무원 임금은 단 1.2% 인상했고, 직장 내 고위직의 성희롱을 방치하고 은폐했다. 외주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차별과 폭력에 파업으로 맞설 것”이라는 파업 취지를 밝혔다.



지부의 파업은 지난 28일 사측(코레일관광개발)과의 교섭 결렬에 따른 것이다. 지부는 △기재부 예산지침 기준에 따른 임금 5% 인상 △능력가감급제 폐지 △사무관리직과 임금 차별 철폐 △판매승무원 실질적 고용 보장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등 5대 요구를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원청인 코레일이 2017년 위탁인건비를 1.2% 인상해 이 이상의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부의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2013년 이후 승무원들의 임금 인상은 매년 1%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윤선 코레일관광개발지부 부산지부장은 파업 출정식에서 “승무원이란 이름으로 화장실 청소를 강요당하고, 객실 바닥에 짓밟히고, 치마 속 사진을 찍혀도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했다”며 “이번 파업은 몇 푼 더 얻으려는 것이 아닌, 노예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승무원의 자존감을 찾는 파업이다. 파업으로 용역 자회사의 노동 착취를 끝내고, 국민에게 제대로 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은 “십여 년 전, 우리는 고객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파업했고, 지금까지 해고 승무원 33명이 남아있다”며 “해고 승무원들이 철탑에 올라가며, 경찰에 연행되며 투쟁했지만 공사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기회가 왔고, 모두가 힘을 합쳐 KTX를 보다 안전하고 자랑스러운 직장으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영상을 통해 “코레일관광개발지부가 11년 만에 압도 다수의 찬성으로 파업에 나선 건 조합원들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승무원 성희롱 근절은 특히 시급한 문제다. 이를 포함한 지부의 5대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파업 참가자들은 출정식 후, 서울역에서부터 인근 코레일관광개발 본사까지 행진했다. 파업은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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