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할 수 있는 일? ‘돌봄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 바우처 수가 현실화 결의대회 개최

[출처: 비마이너]

“‘사랑과 봉사의 정신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국가, 사회서비스 노동의 가치를 ‘후려치기’하는 국가를 규탄한다!”

8일,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이 국회 앞에 모여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결의대회는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등 6개 사회서비스노동자 단체가 연합하여 구성한 ‘사회서비스제도개선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이 주최한 것으로, 공동행동은 사회서비스 4대 바우처사업(노인돌봄종합서비스,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사업) 노동자의 권리 확보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실현을 위해 조직되었다.

공동행동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8년 예산안에서 노인돌봄, 가사간병, 장애인활동지원 등의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를 1만760원으로 책정했으나, 이는 2018년 최저임금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금액이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국회에 제출한 이번 정부안으로 2018년 최저임금 7530원을 적용해 인건비와 제공기관 사업비를 계산하면 제공 현장에서는 시간당 1735원이라는 부족분이 산출된다”라며, 바우처 수가가 최소 1만2700원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2017년 현재도 노인돌봄은 936원, 가사간병은 536원, 장애인활동지원은 1496원이 부족한 수준의 수가가 지급되어왔다”며 “이로 인해 제공기관은 운영비 한 푼 쓰지 못하고 인건비로만 책정해도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노동자 역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임금으로 인해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돌봄이 필요한 이용자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예산안이 마련될 때부터 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현실적 수가를 반영한 예산안 마련을 요구했으나 결국 예산안은 1만760원으로 결정되어 현재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출처: 비마이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현실과 높은 육체적·정서적 노동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회적 저평가로 인해 낮은 수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정시경 요양보호사는 2005년부터 간병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노인돌봄 서비스와 가사간병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이지만 임금은 10년 전보다 불과 6만 원이 채 안 올랐다. 2005년 임금은 71만 2350원이었고 얼마 전 받은 월급은 77만 871원이다.

정 요양보호사는 “국가는 우리의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실제로 돌봄노동자들의 업무환경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비스 대상자 대부분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독거노인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허다하다. 선풍기도 없는 집이 많아 여름에는 찜통더위 속에서 청소에 목욕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나면 탈진하기 일쑤”라며 “겨울은 겨울대로 얼어붙을 것 같은 찬물에 손발을 담가 가며 빨래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정 요양사는 “청소나 빨래뿐만 아니라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대상자분들을 위해 자살 예방 교육까지 받아가며 일을 하고 있다. 육체적 노동은 물론 정서적 노동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더욱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사회서비스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데,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수가 현실화를 촉구했다.

중개기관 대표이자 서비스이용자 대표로 연대 발언을 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직무대행은 “사회서비스가 민간에 위탁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라 정부가 ‘사업주’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공공성 강화를 강조했다. 최 직무대행은 “중개기관 운영 상황에 따라 장애인활동지원인 시급도 천차만별”이라며 “그 외에도 추가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60시간으로 업무 시간을 제한하는 등 운영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제도의 허점을 꼬집었다.

최 직무대행은 “낮은 수가는 중개기관이 불안정한 운영을 이어가게 하고, 노동자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확보할 수 없도록 하며, 장애인 당사자가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직접적 원인”이라며 “바우처 수가 현실화는 중개기관의 적법한 운영,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그리고 질 높은 서비스 모두를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국가가 국민 세금으로 예산을 운용할 때, 불필요한 선심성 예산과 낭비성 예산을 찾아내어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에 대해서는 액수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적정하게 책정해야 할 예산이 얼마인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가 오래 일하고 싶은 일자리, 이용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받을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 수가를 1만2700원으로 책정하라”고 촉구했다.[기사제휴=비마이너]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참세상 제휴 언론사 비마이너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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