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 “경쟁적 임용고시, 폐지해야”

"학생 수보다 교사 수가 더 빨리 감소"

예비교사들이 경쟁·서열식 시험으로 치러지는 임용고시를 거부하고 나섰다.

‘모두의 권리를 위한 예비교사 선언’에 참여한 예비교사 77명은 “예비교사 간 경쟁, 예비교사-기간제 교사 간 경쟁만 유발하는 정부의 교원수급정책은 이미 실패로 드러났다”고 뜻을 모았다.

[출처: 김한주 기자]

예비교사들은 “임용고시 TO는 올해 들어 더 줄었다. 한국의 학생 당 교원 수는 OECD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저출산을 이유로) TO를 줄이고, 사립학교는 신입 교원을 기간제로 채용한다. 정부는 정책 실패를 개인의 경쟁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지난해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23.6명으로, 31개 회원국 중 25등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또 “예비교사들은 교사가 되기 위한 제대로 된 교원양성 교육을 받고 있지 못한다”며 “우리는 교육이 아닌, 임용고시 합격을 위한 암기만 강요당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가르칠 수밖에 없고, 서열식 교육에서 승리하는 방법만 가르치라고 강요받는다”고 전했다.

김민선 서울대 사범대 학생회장은 “정부는 실패한 정책으로 예비교사 간, 정교사와 기간제교사 간, 기간제교사와 예비교사 간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며 “또 정부는 출산율 감소를 주장하는데, 교사 수가 학생 수보다 더 빨리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선 학생회장은 “교육 측면에서도, 현행 임용고시는 예비교사들에게 교육 가치관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며 “교사가 페미니즘을 가르쳤다고 징계를 받는다면, 아이들에게 성차별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며, 경쟁으로 교사가 되면 평등을 어떻게 알려주느냐. 교사는 한 명의 성장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임용고시를 폐지하고, 교원수급, 양성에 더 많은 재정을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형준 인천대 수학교육과 학생은 “교사는 노조할 권리도 없고, 권리를 말하면 해고되기 일쑤”라며 “많은 교사는 해고가 두려워 정부 교육 정책에 순응한다. 따라서 교과 내용은 신성화되고, 경쟁과 서열은 강화된 교육현장을 정부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사 생활 15년 차인 김진 씨는 “오늘 예비교사들의 선언은 평등 세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학교 비정규직이 38만 명에 달하는 야만의 시대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회균등’, ‘교원 전문성’을 얘기하며 교원 수급을 확대하지 않는다. 이는 성과급-교원평가제 찬성론자의 맥락과 같다”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예비교사 77명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에 △서열화, 획일적 교육 폐지 △정부재정지원을 통한 교원 확대와 임용 TO 확대 △목적형 교원양성제도 도입 로드맵 제시 △학교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다.

이날 예비교사 선언에는 경상대, 공주대, 대구대, 서울대, 이화여대, 인천대, 중앙대, 한국교원대, 한남대 학생 77명이 참여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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