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다스 때문이다(?)

[워커스 이슈(2)] 경주 지역 금속노조파괴의 전말


진짜 사장이 모호한 다스와 협력업체들

다스를 비롯해 다스 협력업체들의 실소유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스 관계자에게 들어본 다스와 협력업체들은 대표의 구분이 모호해 보였다. 다스에서 9년 동안 임원들을 보좌해온 K씨의 말이다. 금강이 김재정 씨 꺼잖아요. 하도 일을 달라고 조르니까 거기서(다스) 그걸 만든 거예요. 집사가 돈 없으니까, 먹고 살게 조금 해준 거라고요. 김재정 씨는 집사라는 칭호가 따라붙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으로 이 전 대통령의 집안일을 도맡아하다 2010년 사망했다. 김재정 씨는 생전에 다스 주식 48.99%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죽고 부인 권영미 씨는 주식 23.60%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재단법인 청계에 기부(5%)하고 상속세(19.73%)로 물납했다. 그래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추측은 더욱 힘을 얻었다.

다스 하청업체로, 생산된 물류의 운송을 맡고 있는 SB글로벌로지스는 이상은 다스 회장의 장남 이동형 씨가 최대주주다. 대표이사는 가까운 친척이다. K씨는 “정재연은 이동형의 사촌형이라며 학벌은 제일 좋은데 일을 잘 못하는 바지사장”이라고 말했다. 다스 하청업체 아이엠 역시 이동형(9,800주) 씨와 정재연(3,000주) 씨가 함께 대표 주주로 있다. K씨는 아이엠에 대해 “예전에 다스 월급쟁이 M사장이 D기업이 열처리에서 독점적으로 나가니까 안 되겠다면서 회장님 아들(이동형)이 놀고 있으니까 열처리를 맡아서 하라고 시킨 거예요. 그 공장 세운다고 제가 이동형 부사장 모시고 전국을 돌았어요”라고 말했다.

다스 관련 회사들의 주요 관계자이자 있고 다스의 총괄부사장이기도 했던 이동형은 최근 다스 아산공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최근에는 다스에 80여 개의 자회사 및 협력업체들이 있고, 이시형이 이 기업들에 대한 승계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경주지역에서 시작된 금속노조 파괴 공작은 충북, 경기도로 번져나갔다. 7년이 지난
아직도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들은 길거리에서 싸우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다. 금속노조를 몰아낸 사업장들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각종 수당을 반으로 후려치는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켰다. 경주 지역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죽이기’의 기원을 MB가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다스에서 찾는다. 다스에 민주노조가 생기고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그런 추정에 힘을 싣는다.

눈엣가시 다스지회, 그리고 금속노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한 2002년부터 다스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워졌다. 가파른 성장세에 대기업 문턱까지 넘보던 다스. K씨에 따르면 1998년부터 회사 쪼개기를 고민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시장 출마가 확정된 2002년부터는 아예 말도 못 꺼냈다. 선거 기간 안 좋은 소문이 퍼질까봐 걱정도 됐고, 땅 매입과 공장 설립 등의 지출도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그 뒤로도 아웃소싱 시도가 있었지만 노조가 막았다. 다스는 2008년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민주노조다. 1987년 다스 설립 후 18년 동안 어용노조가 득세했지만 2008년 조직변경을 통해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됐다. 민주노총 경주지부조차 지부장 정도만 상황을 공유할 정도로 비밀리에 추진된 일이었다. 시작부터 총파업을 결의했던 다스지회. 노조의 존재감은 사측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서 더욱 커진다. 2009년 다스는 공장에
들일 1600톤 프레스를 천북면에 있는 아이엠 공장에 들여놓으려다 발각됐다.

한 다스지회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제품이 대량 생산되기 위해선 1600톤 프레스가 꼭 필요했다. 이 프레스가 다른 공장으로 가면 외주화로 인한 고용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노조 차원에서 막아야 했는데 관리자를 불러 유도심문을 하니 ‘어떻게 알았냐’고 바로 실토했다. 불법파업이었지만 급박했기에 총파업에 들어갔고 (현대차) 라인이 서고 이틀 만에 정리됐다”고 말했다.

K씨도 이원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아이엠공장을 세우긴 했는데 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스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서 1600톤 프레스를 여기로 빼려고 했죠.”
다스지회는 경영진들에게 눈엣가시였을 게다. 다스지회는 금속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자마자 단체협약을 개정해 매년 10%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2009년엔 다스지회 집행부를 사찰한 사실을 적발해 부사장이 옷을 벗었다. 다스는 지회 대의원, 상집 간부들에 대한 가족관계, 주택 소유 여부, 성향을 파악해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있었다. 다스지회는 전국 최초로 ‘타임오프라는 노동악법을 막겠다’라며 나흘간 총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언론부터 때렸다

다스의 민주노조가 날개를 펴기 시작한 2009년. 언론은 경주 지역 금속노조에 ‘강성노조’ ‘불법파업’ 포장지를 씌워나갔다. 몸집이 큰 언론이든, 작은 언론이든 노조를 향한 공격이 계속 됐다. MB가 가장 챙겼다는 ’57포우회’ 소속 김공가 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경북도민일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매출액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식의 기사들을 보도했다. 그리고 이런 수익이 노동자에게도 돌아간다며 금속노조 탈퇴를 은근하게 재촉했다. ‘57포우회’는 1957년 포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동창들의 모임으로 전 포스코 부사장, 포항대 교수 등 소위 잘 나가는 이들이 많다. 김공가 씨는 2009년 6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4대 포항시협의회 회장에 선임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경북도민일보 대표들도 MB의 동문(동지상고)들로 채워졌다.

조선일보에서 쓴 ‘경주는 노조천국...이들이 파업하면 현대차가 멈춰 선다(2009.07.10)’ 기사
역시 여러모로 파급력이 있었다. 경주지역의 노조전임자가 전국 평균 3배에 이르고, 전임자들은 유류비 지원과 수당 등을 추가로 챙겨 전임이 되기 전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아간다는 내용이었다. 오세용 전 경북일반노조 정책교육국장은 2011년 3월 있었던 ‘경주지역 민주노조 운동의 경과, 현황, 과제’ 워크숍에서 조선일보 등에서 나온 보도는 사실상 자본이 2010년 탄압을 준비하는 첫 시작이었다고 진단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포항노동청

포항노동지청은 2010년 7월부터 시행된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그 어느 지역보다 발 빠르게 노조를 조여왔다. 2010년 9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전국에서 최초로 시정명령을 시행했다. 19개 금속사업장의 단체협약이 타임오프 한도를 초과했다며, 2011년부터는 직접 처벌에 나섰다.

2009년에는 민주노총 경북본부로 하나의 제보가 들어왔다. 현대차, 검찰, 노동부, 국정원
등의 관계자들이 경주 보문단지 안에 위치한 경주조선호텔에 모여 회의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얼마 후엔 창조컨설팅과 정부 유관 기관들이 노조파괴 공모를 했다는 내용이 빼곡히 적힌 A4 사이즈 편지가 발신인 없이 경북본부로 배달됐다.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유한봉 노동부 포항지청장에게 캐물으니 “나는 안 갔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유 지청장은 “나는 직보라인도 아니고 직보라인은 B씨”라는 말도 던졌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나 산하 경주지부는 포항노동청을 상대로 집회를 열곤 했다. 근로감독관들은 자기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하소연을 토로했다.

직보라인으로 알려진 포항지청 공무원 B씨는 2010년 말 우수공무원으로 뽑혀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노동부지청 과장으로서는 최초여서 지청 내에서도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대구지방노동청 근로개선 1과장으로 영전한 B씨는 노조파괴 핵심세력으로 의심받는 정황을 전면 부인했다. B씨는 “보문단지를 가본 적도 없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 상을 받은 건 개정 노조법을 제대로 시행하게 도운 것과 임금체불구속이거의안될때전국에서반가까이 강제 수사한 게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발레오만도지회에 따르면 포항지청 공무원들은 노숙하는 천막에 와서 노조 감사들과 접촉하며
정보 수집을 했다. 당시 포항지청 노사협력관으로 일하던 A씨가 자주 그 역할을 했는데 노조가 투쟁을 접어야 한다는 식으로 힘을 뺐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노조에서 그렇게 의심을 한다면 정말 서운하다.
나는 (노조파괴를 실행할) 그런 권한을 가진 힘도 없었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주지역 금속노조 사업장이 줄줄이 탈퇴를 한 것은 노조 내부의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경북본부 사무처장으로 일하던 김용식 경주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은 “근로감독관이 비공식적으로 ‘우리 손을 떠났다고, 대검 공안 3부가 직접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 건 청와대가 아니고서 어디 있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난리난 부품사, 지켜본 고객사

현대차 핵심 부품 제조업체인 발레오만도의 직장폐쇄가 98일간의 직장폐쇄를 버텨낸 것은 현대차의 ‘백업’ 덕분이라는 의혹도 상당했다. 정연재 발레오만도 전 지회장은 “당시 현대 영업점에 확인해본 결과 평소보다 많은 발주가 들어와 있었다. 회사가 미리 현대와 이야기를 해서 재고를 바깥으로 뺀 것 아니겠느냐”하고 의심했다.

정 전 지회장은 경주 지역 상공회의소 소속의 C 사장에게 발레오와 다스 중 하나가 타겟이 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당시 발레오만도는 노조원 600여 명, 다스는 700여 명으로 경주 지역의 금속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곳들이었다. 정 전 지회장은 당시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스는 금속으로 온 지 얼마 안 되서 깨봤자 다스지회만 깨지는 건데 발레오만도는 지역에서 87년부터 했으니까, 여기가 깨지면 주변 사업장들 탈퇴 효과까지 생길 것이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발레오만도지회가 와해된 다음 전진산업이 탈퇴하고 광진상공, 일진베어링, 이너지 등 6개 사업장 1000여명이 줄줄이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2010년 3월 16일 정연재 전 지회장은 불법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5월
13일에야 집행유예로 출소할 수 있었다. 직장폐쇄 87일만이었다. 정 전 지회장은 구속 당시 검사로부터 “자기 선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윗선에서 많은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개혁은 왜 노동을 비껴가나?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정치 개입 등의 문제가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국정원을 향한 쇄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새정부 출범 직후인 6월 19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와 적폐청산 TF가 발족했다. 국정원 적폐청산TF는 △2012년 대선 무렵 선거 관련 댓글 게재 등 정치관여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 및 여론조작 등 14개 사안에 대해 조사 중이다.

노동탄압에 대한 국정원의 개입 가능성 역시 높지만 이에 대한 조사는 없다. 최근 7년 만에 발레오만도에 복직한 신시연 씨는 “노무현 시계 얘기는 나오면서 노조 파괴 얘기는 빠져있어요. 그래서 민주당이 의심스러운 거예요. 국정원은 경주지부 지부장 선거까지 정보수집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요. 단순히 자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하고 연결된 문제라는 거죠”라며 “국정감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노조파괴에 개입했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개혁 역시 다른 때보다 높은 열기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국정원 개혁위와 비슷한 시기인 6월 16일 ‘경찰개혁위원회’도 출범했다. 경찰개혁위는 10월 19일 종합권고안을 발표했다.
이 권고안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보다는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으며, 국민은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되었고 공권력을 무기로 기본권 침해가 공공연히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경찰을 평가했다. 경찰권 행사의 기본원칙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있다. 경찰은 노동자들의 농성, 파업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입돼 자본을 비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동 존중, 노조할 권리가 강조되고 있지만 권리 실현을 위한 구조적 개혁은 자꾸 노동만 지나친다.
덧붙이는 말

본 기사는 국민TV 성지훈 기자와 공동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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