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500여 명, ‘진짜 문제는 낙태죄이다’

서울 광화문서 ‘검은 시위’ 열려...낙태죄 즉각 폐지 촉구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독박 책임 독박 처벌 낙태죄가 웬 말이냐” “청와대는 여성의 생명권, 건강권을 보장하라” “싸우는 우리가 낙태죄 폐지한다” “민주주의는 낙태죄와 함께 할 수 없다” “내 몸은 불법이 아니다”

페미니스트 500여 명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모여 낙태죄를 즉각 폐지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최근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낙태죄 폐지’ 23만 청원에 대한 대답이 사회적 공론화의 길은 열었으나 정작 폐지 여부에 대한 입장은 비켜갔다며 ‘검은 시위’를 열고 즉각 폐지를 촉구했다. 또 자유발언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이야기로 광장을 채우자’라며 낙태죄에 대한 의견들을 공유했다.

[출처: 사계]

[출처: 사계]

‘불꽃페미액션’의 변예진 씨는 자신을 여성이자 청소년이라고 소개하며 우리사회에선 성차별, 연령차별에 의한 복합적인 혐오 대상으로 치부되는 현실을 비판, 왜 낙태죄가 폐지돼야 하는지 낱낱이 제기했다. 그는 “여전히 학교에서는 태아가 살인되는 동영상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보여 준다”며 “이러한 성교육은 낙태에 대한 죄의식을 만들고 사실을 제대로 알 수 없도록 해 학습권을 침해한다. 낙태죄 대신 성과 임신, 출산에 대한 학습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앎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형법이 성폭력 피해자에 낙태죄를 허용하지만 이 또한 성폭력 피해를 증명해야 해 원치 않는 고소를 해야 하거나 그 과정에서 2차 피해나 무고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성폭력의 범위가 너무 협소하여 다양한 성폭력 피해가 포함되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40대 후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국가는 ‘대’를 잇기 위해 여야를 낙태하던 가부장제의 문제는 도외시해왔지만 왜 이제 와서 유달리 낙태를 범죄시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역사적으로도 낙태가 죄라면 국가가 범인”이라고 강조했다.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 처벌로 인해 의료사고나 병원의 거부, 성폭력 입증 요구, 부모의 동의 등의 문제로 여성들이 희생됐던 사례를 소개하며 낙태죄 폐지의 필요성을 밝혔다.

[출처: 사계]

[출처: 사계]

[출처: 사계]

검은 시위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해 자유발언을 이어갔으며 이후 세종로공원에 다시 모여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시위는 불꽃페미액션, 페미당당,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등 11개 단체가 연대한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주최했다.

페미당당 심미섭 활동가는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면 온라인 댓글에는 언제나 ‘몸을 함부로 굴리다 임신을 하고 애를 죽이려 한다’고 왜곡한다”며 “여성들이 낙태죄 폐지를 말하는 다양한 이유를 알리기 위해 이번 집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