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악…노동계 반발 “본질은 임금삭감”

사용자 위한 노동개악…휴일수당 중복할증 폐지, 특례업종 존치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 두고 “노동시간 단축을 핑계로 임금 삭감하는 노동개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환노위는 지난 27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개정안을 의결하며 휴일노동수당 중복할증 폐지, 노동시간 단축 단계적 시행, 특례업종 축소유지를 못 박았다.

민주노총은 브리핑을 통해 “휴일노동수당 중복할증 폐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현행법을 개악한 것”이라며 “휴일노동 중복할증은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효과와 더불어, 오는 4월경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유력하게 인정 판결을 앞둔 사안이다. (이번 근기법 개정으로) 입법부가 사실상 사법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한 개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주당 52시간 노동제) 적용이 제외됨으로써, 영세 기업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바꾸지 못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에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근기법 개정으로 유지된 특례업종 당사자 공공운수노조는 2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59조(특례업종)를 다시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근거 없는 기준으로 5개 업종(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서비스업, 보건업)을 특례로 묶어 놓고 초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했다”며 “이는 택시, 택배차, 화물차와 같이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산업이자,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업종이기도 하다. 장시간 노동의 모순이 폭발해 규제가 절대적으로 시급한 업종 대부분을 방치한 데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변혁노동자당도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명백한 노동개악”이라며 “개악안은 법정공휴일 유급휴일화를 끼워 넣어 물타기를 시도하지만, 이는 마땅히 확대해야 했던 권리로 노동개악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 노동자들이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은 잔업·특근을 할 수밖에 없는 저임금의 구조적 원인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휴일수당마저 삭감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핑계로 임금 축소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더불어민주당은 휴일노동수당 중복할증에 동의하는 입장이었으나, 자유한국당과 경영계의 반발로 이를 폐지하고 법정공휴일 유급휴무제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또한 환노위는 사용자가 ‘임금삭감 꼼수’를 자행할 수 있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도 논의 중이다.

민중당은 27일 논평을 통해 “(이번 근기법 개정은) 노동적폐가 청산되지 않았고, 정치 적폐의 뿌리는 깊고 넓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환노위는 주 52시간 적용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연장근로 중복할증은 금지하며 마치 근로시간 단축인 듯 포장했다. 환노위가 보장해야 할 것은 주 40시간 노동의 정착과 적정임금 보장, 정규직 중심의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2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향후 대응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