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이재용 살리려는 박근혜 판결”

박근혜, ‘삼성 뇌물’ 혐의 피해…민주노총 등 규탄 이어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삼성 뇌물’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노동계 안팎에서 규탄이 쏟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삼성의 개별 현안에 대한 묵시적‧명시적 청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삼성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보낸 204억 원과 16억2천8백만 원을 이재용 경영권 승계에 대한 뇌물로 보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판결로 볼 수밖에 없다”며 “판결로 보면 삼성은 ‘후원금’을 낸 것이다. 반면, 현대차, 롯데, SK 등에는 모두 부정한 청탁 대가성을 인정받았다. 한국 재벌대기업을 삼성과 삼성 아닌 기업으로 나눈 기이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영승계 관련 부정한 청탁 대가성이 없다는 것과 함께, 심지어 최유라에게 지원한 말 구입비조차 뇌물이 아니고 ‘말 사용료’만 뇌물로 인정한 기상천외한 판결”이라며 “이미 죽은 권력인 이명박과 박근혜를 아무리 건드려도 살아있는 자본 권력 삼성 이재용을 건드리지 못한다면 여전히 삼성공화국”이라고 전했다.

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량(징역 24년, 벌금 180억 원)도 아쉽지만, 더 문제인 것은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사실이 다시 입증됐다는 점”이라며 “2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삼성 살리려다 사법부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모두 죽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경고한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이재용 부회장의 포괄적 승계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점은 납득할 수 없다”며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채 저지른 국정농단 범죄는 어떤 형량으로도 죗값을 채울 수 없다. 부디 이 나라는 삼성의 나라가 아니라는 판결이 항소심에서 내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온 세상이 다 아는 삼성 승계작업과 이를 위한 전방위적 로비, 정권과의 결탁에 대해 ‘법적 기준’을 운운하고, 애써 부정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법원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평을 냈다.

특검은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정부 지원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 일가에 물적 지원한 점을 부정한 청탁으로 보고 기소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18개 혐의 중 2개 혐의에서 무죄를 받았다. 2개 혐의는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특가법 위반)으로 모두 삼성과 연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