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위치 추적한 수사기관…헌재 “헌법 위배”

<참세상> 기자, ‘기지국수사’ 당하고 헌법소원

헌법재판소가 28일 ‘기지국 수사’와 ‘휴대폰 위치추적’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위헌 결정에 따라 일반 시민에 대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지국 수사는 수사기관이 특정 기지국을 거쳐 개인의 통화 등 통신기록을 제공받는 것을 뜻한다.

[출처: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번 결정은 2012년 <참세상> 기자에 대한 기지국 수사, 2011년 ‘희망버스(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집회)’ 활동가에 대한 실시간 위치추적(2건), 2013년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실시간 위치추적 사건을 각 당사자가 청구하며 이뤄졌다.

이 중 <참세상> 김용욱 전 기자는 2012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행사를 취재하다 기지국 수사의 대상이 됐다. 수사기관은 민주당 행사가 열린 곳을 관할하는 기지국을 통해 659명의 착발신 전화번호, 시간, 통화시간 등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받았다. 이후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당사자에 알리자, 김 전 기자는 통신의 자유, 사생활 비밀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 사건을 두고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배했다”며 “수사의 필요성만을 요건으로 규정함으로써 수사기관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을 모든 범죄에 대해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범죄 의혹만으로 특정 기지국에서 발신된 불특정 다수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받는 수사방식을 허용해 정보 주체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 전 기자는 “헌법 위배 선언은 마땅하다”며 “취재 기자를 포함한 야당 정치인을 상대로 모두 수사 대상으로 올린 것은 정치, 사상, 언론의 자유를 폭넓게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네트워크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입장문을 통해 “헌재의 판단 요지는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추적과 기지국 수사가 수사기관에 의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이동전화를 이용한 통신과 관련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내용이 없는 정보이긴 하나, 여러 정보와 결합, 분석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통신내용’과 거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인정된 건 중대한 의미”이라고 헌재 결정을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처럼 취재 기자, 집회시위 참여자, 파업 중인 노동자에 대한 감시는 언론의 자유, 집회시위의 권리, 노동권 등 기본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또한 대부분 국민이 모든 생활에 휴대전화를 밀접하게 사용하는 만큼 통신사실 확인자료 및 위치정보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전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국회에 국민의 통신비밀과 위치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선을 요구했다.

[출처: 천주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