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동은 성적 노동”...제1회 세계여/성노동자대회 열려

“당신의 일상이 우리의 노동이다”

“모든 노동은 성적 노동이다, 모든 생산은 성적 생산이다. 당신의 일상이 우리의 노동이다.”

일상과 노동 현장의 보이지 않는 노동을 드러내고 불평등한 성적 구조를 바꾸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글로컬액티비즘센터, 연분홍치마 등 단체와 개인들의 발의로 조직된 제1회 세계여/성노동자대회 준비위원회는 2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회를 열고 “생산과 노동의 전환을 위해 함께 투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이번 행사는 생산과 노동이 성별화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남성-이성애 중심의 불평등한 사회, 노동 구조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에는 성소수자, 청소년, 페미니스트, 사회주의자, 노동운동 활동가 등 다양한 이들이 참가해 자신의 일상과 노동을 공유하고 문제 의식을 나눴다.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은 “장애여성들의 노동 경험을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장애여성은 고용률 22.3%에 임금은 월 102만 원으로 열악한 상태이지만 수치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많은 장애여성들의 노동이 존재한다. 밥, 빨래 등 장애여성은 일상적으로 많은 노동을 한다. 그런데도 평생 대가 없이 일하는 것을 사람들은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보호해준다고 본다. 노동이라 이름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 데서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드러나지 않았던 노동의 차별과 착취에 대해 앞으로 많이 얘기하자”고 말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출처: 김한주 기자]

멕시코 가사노동자협회 대표 마르타 파트리시아 벨레스 타피아 씨는 “멕시코 가사노동자들의 정치적,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며 “이 투쟁은 1980년대에 멕시코 국내 노동법 준수를 위한 싸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25년이 됐다. 멕시코에 가사노동자 수는 250만 명으로 경제 활동 인구의 2.3%이다. 멕시코시티, 게레로, 치아파스 등에서 가사노동자들의 조직이 만들어졌고 현재는 전국을 포괄하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움직임은 최근 집권한 민주정부를 통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원종복지관 해고노동자 이은주 씨도 참가해 “2015년 4월 해고된 이후 성차별, 모성권 침해 등에 맞선 나의 싸움과 고통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보냈다”며 “임신과 출산에 사회는 ‘사랑의 결실, 헌신, 고귀한 모습’이라고 추켜세우지만, 출산 뒤 여성이 사회에 나오면 ‘애나 키우던 아줌마’가 된다. 나는 복지관에서 부당한 처우에 항의한 임신 여성노동자를 지지했다가 결국 해고됐다. 사과 요구는 참담한 조직적 가해로 돌아왔다. 임산부를 선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권위에 진정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산모는 가해자들로부터 왕따를 겪으며 일하다 쓰러졌다. 회사는 산후 우울증이라고 주장했다. 30여 건의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우리의 고통의 이유, 노동의 이유를 드러내고 싶어 이 자리에 참여했다. 일상적인 일이 변한다는 것은 세상이 변한다는 것이기에 나는 이 사건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당한 엄마이자 노동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발언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본대회에 앞서서는 멕시코 가사노동자 단체 CATDA의 대표 파트리시아의 ‘멕시코 가사노동자운동’ 강연, 성노동자 도균, 녜녕의 섹스워크 토크, ‘여/성노동, 당신의 일을 보여주세요’ 열린 기념전, 여성주의 타로, 여성주의 명리학 등의 행사도 진행됐다.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우리는 현재의 상품생산, 임금노동, 인간 중심의 생산과 노동 개념을 전환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남성-이성애 중심주의를 무력화하고 전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화폐중심을 넘는 새로운 여/성 생산과 노동의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지구지역적 불평등 구조를 생산과 노동의 전환을 통해 바꾸어 나갈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갈 세계는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고, 섹스와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따른 위계가 없는 세상이다. 세계의 여/성노동자들이여! 생산과 노동의 전환을 위하여 함께 투쟁을 시작하자”고 선포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