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산재 확정판결

노조파괴 인한 정신건강 산재승인만 9명

대법원이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정신건강 질병을 얻은 박 모 조합원의 산업재해를 최종 인정했다. 이번 판결로 정신건강 산재를 인정받은 유성기업 노동자만 9명에 이르게 됐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9일 박 모 조합원의 정신건강 질병이 사측의 노조탄압 때문이라는 원심을 확정판결했다. 이 사건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이 사건을 두고 “근로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여지가 크며, 박 모 조합원은 양심의 자유와 경제적 압박 사이에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건강 산재승인을 받아들였다.

이어 “사측이 유성기업지회 근로자들에게는 해고, 출근정지, 견책 등 징계처분을 한 반면, 사측이 주도해 만든 노조 조합원들에겐 주의, 구두경고 등 경징계처분을 하는 등 경중에서 차이가 극명하다”며 “특근을 배제해 임금삭감이 되도록 만들었을뿐더러 불법 촬영, 녹음 등으로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려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을 확정하고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출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통계만 봐도 유성기업의 금속노조 괴롭힘은 명확하다. 유성기업에 따르면 2011년 8월 이후 금속노조 조합원은 해고 27건, 출근정지 42건, 정직 71건의 징계를 받았지만, 제2노조 조합원은 해고나 출근정지는 0건, 2건의 정직 처분만 받았다. 견책의 경우 금속노조 조합원은 76건, 제2노조는 1건, 주의 처분 역시 금속노조는 120건, 제2노조는 37건이었다.

이 같은 사측의 노동자 괴롭힘 때문에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의 정신건강은 심각한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2014년에 2명, 2015년 1명, 2016년 4명, 2017년 1명, 2018년 1명이 정신건강 산재 승인을 받았다. 이중 한광호 열사가 2016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성기업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괴롭힘을 경험한 조합원이 67.6%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건강지수 항목에선 93%가 잠재적 스트레스군에 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한 노동자도 2명이 나왔다.

유성기업지회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회 조합원 대다수는 지속되는 사측의 탄압과 차별로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강박 등의 상태를 앓고 있다”며 “유성기업지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방문해 호소했지만,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조합원들의 악화되는 정신건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교섭과 대화를 통해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의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엄정대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노동부가 불법 직장폐쇄만 막았어도, 현장 복귀 후 근로감독을 제대로 했어도 사태는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노동부가 해야 할 일은 엄정대처가 아닌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