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하청노동자 유족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시민사회대책위 꾸려져…“위험의 외주화가 원인. 같은 비극 없도록 투쟁할 것”

협착 사고로 사망한 태안화력 하청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가 꾸려졌다. 이들은 2016년 구의역 참사와 이 사건이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사고였다며,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3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칭)는 12일 오후 충북 태안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고 김용균 씨의 유족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렵게 마이크를 잡았다. 김 씨의 부모는 “대통령님 우리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이젠 희망이 없다”라며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하지 않았나. 철저하게 조사해주고 책임자들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민사회대책위는 “김 군을 죽인 건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외주화”라며 “발전사가 직접 운영해야 할 업무를 민영화, 경쟁 도입 운운하며 하청업체로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어 서부발전이 사건의 책임을 개인의 실수로 떠넘기려 한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서부발전은 정규직도 혼자 다니면서 점검을 하고 있고 점검시 설비하고 직접 맞닿을 일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거짓말이다”라며 “하청업체의 업무지시서는 설비 운영이 지연되지 않도록 설비가 떨어지면 즉시 제거하라고 돼 있다. 벨트 아래 떨어진 석탄을 제거하라는 지시서가 없었다면, 홀로 작업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김 군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대책위는 김 군의 시신이 석탄 컨베이어 벨트 아래서 발견된 것과 한국발전기술 관리자의 운영 지침 등을 내세우며 안전을 무시한 작업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사회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팀장운전지시서를 공개하고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월 25일 연료운영팀장은 ‘동절기 9, 10호기 석탄취급설비 안정운영 지침’을 통해 설비에서 떨어진 탄들을 수시로 확인해 즉시 제거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3월 8일엔 운영실장의 이름으로 ‘컨베이어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 지시사항’이 떨어졌다. 벨트가 멈추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고착탄 및 간섭탄은 즉시 처리하라는 내용이었다. 벨트 하부 간섭탄을 처리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더욱이 고인은 애초 2인 1조로 정규직이 하던 업무를 혼자 수행하고 있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그가 일했던 업무는 원래 정규직이 하던 업무로, 2인 1조가 원칙이었다. 그러나 발전소의 외주화 구조조정으로 해당 업무가 외주하청업체로 떠넘겨 졌고, 더욱이 만성적 인력부족으로 1인근무 체계가 됐다고 한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이날 기자회견에선 한국서부발전이 하청노동자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린 메시지도 공개됐다. 메시지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의 모 차장이 안전작업 허가서가 아직 나오지 않아 작업을 못하고 있는 하청노동자에게 “빨리 하라. (이는) 처장님, 팀장님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재촉하고 있다.

한편 시민사회대책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고 내놓은 정규직 정책 약속을 지키기만 했어도 이와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약속만 하고 돌아보지 않는 대통령,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되도록 책임지고 집행하지 않고 있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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